지난 호에 이어 ‘논어’ ‘先進(선진)’의 言志章(언지장)이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품은 생각을 말해보라고 하자, 먼저 子路(자로)가 자기 뜻을 말했다.
率爾는 ‘예의를 차리지 않고 불쑥’이니, 輕遽(경거)와 坦率(탄솔)의 태도를 나타낸다. 千乘之國은 兵車(병거) 일천 승을 징발할 수 있는 제후의 나라다. 乘은 병거를 세는 수량사다. 攝은 끼어있다는 뜻으로 接(접)과 같다. 大國은 병거 일만 승을 징발할 수 있는 나라다. 師는 2500명, 旅는 500명의 軍團(군단)이다. 加之以師旅는 ‘이웃나라에서 군대로 쳐들어오면’이다. 饑饉은 凶年(흉년)을 뜻한다. 由也의 由는 자로가 이름을 일인칭으로 사용한 것이다. 爲는 治와 같다. 比及은 ‘미치다’로, 比는 及과 같다. 三年을 말한 것은 옛날에는 삼년마다 治積(치적)을 考査(고사)했기 때문이다. 使는 사역동사로, 뒤에 人民이란 말이 생략되었다. 方은 의리에 부합하는 도를 가리킨다. 신은 미소 짓는다는 말이다.
공자가 미소 지은 것은 자로의 기상과 포부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뜻과는 약간 달랐기 때문이다. 조선의 학자 魏伯珪(위백규)가 지적했듯이, 越等妄大(월등망대)를 비웃은 것이 아니다. 누구나 才分(재분)을 벗어나지 않되 포부를 실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