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하천으로 업그레이드
태화동 둔치 44만m2에 조성… 내년 4월 완공
울산 태화강. 2000년대 초반까지 각종 오폐수 때문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악취가 진동해 ‘죽음의 강’으로 불리던 곳이다. 이 강이 울산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물고기와 철새가 몰려드는 ‘생명의 강’으로 되살아나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를 잡았다. 태화강은 서울의 청계천처럼 도심 하천의 ‘회생(回生) 모델’인 셈이다.
○ “시민들 품으로 돌아온 강”
울산시가 태화강 회생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 것은 박맹우 시장이 취임한 2002년 7월부터다. 박 시장은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을 되살린 시장으로 평가받고 싶다”며 태화강 회생 의지를 밝혔다.
울산시는 이때부터 태화강 바닥에 쌓인 쓰레기와 흙 등 66만8000m²를 걷어냈고 공장 폐수와 생활오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하수관거(총연장 33km)를 매립했다. 상류에는 하수처리장도 두 곳에 건립했다. 그 결과 2000년대 초반까지 3∼5급수에 머물던 태화강 하류의 수질이 2005년부터 2급수로 개선됐다. 방류한 연어도 매년 돌아오고 있다. 맑아진 수질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2005년부터 매년 6월 태화강 수영대회 등 물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대회(6월 12∼14일)에는 전국에서 26만7000명이 참가할 정도로 대규모 축제가 됐다.
강변 대숲에는 산책로를 조성해 쉼터로 만들었으며 남구와 중구를 잇는 인도교인 태화강 십리대밭교(길이 125m, 너비 5m)도 올 1월 완공됐다. 이 다리 옆에는 태화강 전망대(높이 30m)도 문을 열었다. 전망대는 1990년대 중반까지 태화강에서 물을 취수해 공업용수를 공급했던 취수탑을 한국수자원공사가 10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것.
8월까지는 남구 신정동 남산로 하부 공간(길이 790m, 너비 5∼7m)에 15억여 원을 들여 생태·문화갤러리 거리도 조성한다. 중구 태화동 구 로얄예식장 자리 일원 1만여 m²에는 2011년까지 488억 원을 들여 임진왜란 때 소실된 누각 태화루를 복원한다.
○ “명품 하천으로 업그레이드”
울산시는 내년 4월까지 중구 태화동 둔치 44만2000m²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공사에 지난달 들어갔다. 사업비는 116억 원. 이곳은 당초 도시계획상 ‘주거지역’으로 지주들과 건설업체에서 아파트 건립을 추진했던 사유지였으나 울산시가 2001년부터 지주들을 설득해 총 1000억 원에 사들였다.
울산시는 새로 조성되는 생태공원 가운데로 실개천(길이 1.1km)을 만들어 다양한 수생식물을 심고 실개천 중간에는 여울과 물놀이장(면적 1만9000m²)도 갖출 계획이다. 실개천으로는 태화강에서 뽑아 올린 지하수를 하루 2만 t씩 흘려보낸다. 실개천 옆 구릉지에는 나무를 심어 그늘을 제공하고 꽃 단지도 조성한다.
기존 태화강 십리대숲을 더 확대하고 대숲 주변에는 습지형 호수와 대숲생태원(면적 1만여 m²), 곤충서식지(4700m²), 야외무대(1만2500m²·8000명 수용)도 만들 계획이다. 산책로(길이 3.7km), 자전거 도로(2.2km) 등도 조성된다.
:태화강: 울산 울주군 가지산 쌀바위와 백운산 탑골샘에서 발원해 울산 시가지를 서에서 동으로 47.54km를 가로질러 울산만으로 흘러드는 울산 지역의 대표적 하천. 발원지에서 중구 태화동 구 삼호교까지 36.26km는 지방하천으로, 구 삼호교에서 울산만까지 11.28km는 국가 하천으로 관리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