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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옹기엑스포]“옹기, 한국의 문화 아이콘으로”

입력 | 2009-06-30 02:56:00


장세창 울산옹기엑스포 조직위 사무총장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의 식생활은 소금 맛, 소스 맛의 시대를 지나 ‘제3의 맛’인 발효의 맛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세계의 음식문화는 패스트 푸드(Fast Food)에서 슬로우 푸드(Slow Food), 즉 발효음식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발효식품의 종주국으로 인식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자연친화적이고 과학적인 발효·저장용기인 옹기가 있다. 국내외 학술단체와 전문가들은 이미 옹기의 기능성에 주목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옹기는 아직도 서민층이 사용하는 투박하고 불편한 용기로서, 도자기 이전 단계의 항아리류로 인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라져가는 문화유산이라는 인식이 옹기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고 현대생활에 맞는 다양한 옹기 개발을 지연시켜왔다.

옹기는 발효음식을 선호하는 우리 식생활 문화와 함께 우리 민족의 삶의 변천사와 그 맥을 함께 해온 소중한 전통문화자산이다. 내부의 가스는 배출하면서 물은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 옹기의 숨쉬는 기능은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돋보이게 한다. 소위 ‘대박을 친’ 김치냉장고가 옹기의 원리를 원용한 것이고 우주복과 첨단의류 소재인 고어텍스의 원리가 옹기의 원리와 같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21세기 친환경, 웰빙 생활용기로서의 옹기의 우수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옹기문화는 충분한 역사·문화적 가치와 함께 무한한 미래가치를 지닌 우리의 전통문화자산인 셈이다.

이러한 옹기의 가치를 발견하고 연구를 시작한 것은 아쉽게도 우리 민족이 아닌 미국의 한 인류학자라고 한다. 1960년대 후반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로버트 세이어스 교수가 한국 옹기 장인의 삶을 조사하러 왔다가 옹기의 가치를 발견하고 연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도 전통문화자산인 옹기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정체성을 확보하고 이를 자원화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울산시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2009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울산은 옹기엑스포를 통해 ‘친환경, 웰빙 용기로서의 전통도기의 현대적 활용 가능성 확대와 미래가치 창출’이라는 화두를 세계에 던질 것이다.

울산에는 국내 최대의 옹기집산 마을인 외고산 옹기마을이 있다. 지금 울산 남구 달동의 옛 이름이 ‘달리’였고 더 오랜 옛날에는 그릇을 뜻하는 ‘단지’로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지금도 달동에는 ‘옹기길’이 남아 있을 정도로 옹기와 깊은 인연을 가진 곳이 울산이다.

이제 그 울산이 옹기엑스포를 통해 전통도기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재조명하는 한편 전통도기, 옹기의 세계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

옹기엑스포가 ‘옹기’하면 ‘대한민국 울산’이라는 브랜드를 선점해 우리 전통 옹기문화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옹기문화가 울산, 나아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자원으로 자리 잡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10월 9일이면 슬로 푸드의 대표음식으로 꼽히는 우리나라 발효음식문화의 중심에 자리해온 전통생활용기 ‘옹기’를 소재로, 그 친환경, 웰빙 기능을 재조명하고 미래가치를 발굴하고 확산시켜 나가기 위한 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시작된다.

한국 전통옹기문화의 정체성을 확보할 ‘2009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성공할 수 있도록 범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