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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베이스볼] 리틀야구 붐…그들이 뛸 중학교가 없다

입력 | 2009-06-30 08:21:00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의 효과를 등에 업고 야구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국야구의 풀뿌리인 리틀야구팀 창단 붐이 일면서 유소년 야구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유소년 야구의 양적 팽창은 야구발전의 청신호다. 그러나 이를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딜레마다. 서울 중구 장충단공원 옆에 자리잡고 있는 장충 리틀야구장에서 리틀야구연맹 한영관 회장을 만나 그 속사정을 들어봤다.

○전국 각지로 확산되는 리틀야구팀 창단 붐

2007년 39개에 불과하던 리틀야구팀이었지만 올해 81개팀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58개팀으로 증가했는데, 올해 23개팀이 더 창단됐다. 2007년부터 따지면 2배 이상 많아졌다(표 참조). 덩달아 리틀야구 선수도 크게 증가했다. 2007년 813명에서 지난해 1229명, 올해 1529명이 등록됐다. 한마디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7년과 2009년을 기준으로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의 증가세가 가장 눈에 띈다. 12개팀에서 24개팀으로 대폭 증가했다. 서울은 12개팀에서 16개팀, 부산은 2개팀에서 6개팀, 대구는 3개팀에서 10개팀, 경남은 1개팀에서 5개팀, 강원은 1개팀에서 4개팀으로 늘었다. 인천은 2007년 리틀야구팀이 없었으나 3개팀이 창단됐고, 전남과 제주에도 1개팀이 생겼다.

2006년 7월 한국리틀야구연맹회장으로 취임한 한영관 회장은 “전국에서 리틀야구팀 창단과 관련해 지금도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시장, 군수, 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들과 꾸준히 협의를 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지자체에서 유소년 야구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울만 해도 26개구 가운데 16개구가 리틀야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10개구는 창단을 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운동장이 없어서 창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유소년 야구발전 왜?

야구계는 야구하는 어린이가 줄고 있다는 사실에 심각성을 느끼고 2006년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 산하에 육성위원회를 신설해 유소년야구 활성화에 주력했다. 스포츠토토 지원금까지 더해져 리틀야구 창단팀에 700만원, 기존팀에 500만원씩 매년 지원금이 나가면서 창단팀이 하나둘씩 늘었다. 최근 KBO 예산이 삭감되면서 창단팀과 기존팀 지원금이 매년 400만원씩으로 줄어든 게 아쉬운 대목이다.

또한 여자골퍼 한희원의 아버지이자 프로야구선수 출신 손혁의 장인인 한영관 씨가 2006년 리틀야구연맹회장을 맡으면서 한국리틀야구연맹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야구인 출신의 한 회장은 매년 3000만원 이상의 사재를 털어 리틀야구를 활성화하는 데 힘을 쓰고 있고, 리틀야구의 클린화를 목표로 심판비리 등을 척결하는 데도 앞장섰다. 여기에 김인식-이광환-이희수로 이어진 KBO 육성위원장과 육성위원들이 전국 각지를 돌며 지자체를 끊임없이 설득한 효과가 컸다. 무엇보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올 초 WBC 준우승의 열기는 불붙던 리틀야구팀 창단붐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를 얻었다.

○중등야구 답보상태로 병목현상

전국 초등학교 야구팀은 2007년 104개팀에서 올해 99팀으로 약간 줄었다. 그러나 리틀야구팀의 증가로 인해 어차피 야구하는 어린이의 숫자는 크게 늘었다. 최근 야구를 시작하는 어린이와 학부모들은 방과 후, 그리고 주말에 클럽활동 형태로 야구를 하는 리틀야구 쪽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유소년 야구가 양적·질적으로 팽창하는 데 대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중학야구와 고교야구는 답보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리틀야구팀과 초등학교 야구팀을 합치면 180팀이 되고, 인원도 2700여명이나 되지만 중학팀은 79개팀(1756명)에 불과하다. 중학교 야구팀은 2007년 78개에서 올해 79개로 1개팀이 늘었을 뿐이다. 고교팀은 2007년 55개팀, 2008년 54개팀, 올해 53개팀이 대한야구협회에 등록됐다. 오히려 해마다 1개팀씩 줄어들다. 대학팀 수는 그대로이며, 최근 실업야구연맹이 발족했지만 실업팀은 1개팀이다. 그것도 등록상일 뿐 실제는 프로야구 2군에 참가하고 있는 상무다. 이렇다보니 병목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한 회장은 “리틀야구와 초등학교 야구선수가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야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구조가 돼 있다. 뿌리는 잘 내리고 있는데 줄기에서 막히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중학야구도 클럽형태가 대안

야구인들이 유소년 야구 활성화에 주력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출구가 없는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결국 유소년 야구가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이에 대해 한 회장은 중학야구도 결국 클럽형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내다봤다.

한 회장은 “미국과 일본은 중학교까지 학교팀이 없다. 리틀야구팀이 ‘시니어 리틀팀’으로 발전한다. 우리도 하루 빨리 중학야구가 시니어 리틀리그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중학교 야구팀이 새롭게 창단되는 것은 쉽지 않다. 중학생 학부모들도 방과 후나 주말에 야구를 하기를 원할 것이다. 중학교까지는 클럽활동을 하고 고교에 진학하면서 야구선수로 갈 것인지, 일반학생으로 갈 것인지를 선택해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KBO와 야구인들도 이제는 유소년 야구와 함께 중학야구 발전에 관심을 기울여야할 때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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