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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션]‘절인 배춧잎’ 발행 1주일

입력 | 2009-06-30 16:57:00


◆'절인 배춧잎' 발행 1주일

(박제균 앵커) 36년만에 처음 나온 고액권인 5만 원권이 23일 시중에 풀린 뒤 1주일이 지났습니다. 5만 원권은 사상 처음으로 여성 초상이 단독으로 들어간 화폐이기도 한데요.

(김현수 앵커) 누리꾼들은 1만원 권은 '배춧잎'이라는 은어로 부르던 것에 빗대 5만 원 권을 '절인 '배춧잎'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스튜디오에 경제부 정재윤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5만원권이 1주일동안 얼마나 발행됐죠.

(정) 한국은행에 따르면 23일 이후 일주일 동안 5만 원권 발행액은 2조3630억 원에 이릅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5만 원권이 유통되고 있는 것인데요. 금액기준으로는 전체 화폐발행량의 7.8%로 이미 5000원 권의 3.4%, 1000원권의 3.9%를 넘어섰습니다. 한은은 5만 원권이 올해 말까지 전체 화폐발행량의 4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중 첫날 발행된 것만 1조6400억 원에 이르는데요. 이중 상당 분량의 화폐는 시중에서 유통되지 않고 집안에서 소장용으로 보관되는 이른바 '화폐 퇴장'이 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습니다.

(박 앵커) 2007년 1만원권 새 지폐가 발행될 때 빠른번호 지폐를 받기 위해 한국은행 앞에서 수백명이 며칠밤을 노숙을 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앞 번호 신권을 받기 위한 소동이 없었나요.

(정) 가장 빠른 일련번호는 가장 앞이 AA이고 제일 마지막도 A인 이른바 '트리플 A' 지폐인데요. 이 중 1~100번은 한은 화폐금융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고, 101~2만 번은 인터넷 경매를 하기로 했습니다. 한은에서는 이 트리플 A가 아닌 이후 번호 화폐를 교환해줬는데요. 그럼에도 한은에서는 15명 정도가 전날밤 노숙으로 지새며 줄을 선 뒤 신권을 교환해갔습니다.

빠른 번호 '트리플 A'중 2만1(20001)번~100만(1000000)번은 시중 은행에 무작위로 배분이 됐습니다. 이 중 가장 앞 번호인 20001번 지폐가 누구 손에 갔는지에 관심이 모아졌는데요. 이 지폐는 발행 첫날 부산은행으로 할당이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매는 7월 중 진행될 예정인데요. 전문가들은 가장 빠른 101번의 경우 1억 원 이상까지도 가격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07년 1만원권 새 지폐가 나왔을 때 101번의 낙찰 가격은 4000만 원이었습니다.

(김 앵커) 5만 원짜리 지폐가 1억 원이 넘게 거래가 될 수 있다니 참 대단한데요. 이번 5만 원권과 관련한 논란도 많다면서요.

(정) 이번 5만 원권은 발행이 되자 최첨단 위조 방지 장치에서 불거졌습니다. 위조방지형 은선과 지폐 사이가 벌어진다는 소위 '벌어짐' 논란이었는데요. 한은과 조폐공사는 논란이 일자 일부러 벌어진 지폐를 가지고 새로 실험을 해 현금지급기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홀로그램 위에 인쇄된 숫자 50000의 5 부위가 쉽게 지워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발행 7일째인인 29일에는 인천 지역에서 첫 5만 원권 위조지폐범이 검거됐습니다. 경찰은 이번 위조지폐는 가정용 복합기를 이용한 조잡한 수준이어서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5만 원권에는 최첨단 위조방지 장치가 여러 군데 들어 있습니다. 이 중 일반인이 생활에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한은은 '기울여보고, 비쳐보고, 만져보고'의 세 방법을 추천합니다. 새 지폐를 기울여보면 5만 원권에 처음으로 도입된 '입체형 부분노출은선'의 태극무늬가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그림이 없는 부분을 빛에 비추어보면 숨겨져 있는 신사임당 초상과 오각형 무늬 안의 숫자 5를 확인할 수 있구요. 손으로 지폐를 만지면 오톨도톨한 감촉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박 앵커) 5만원권이 발행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요. 실제 물가가 오르는 움직임이 있나요?

(정) 발권당국인 한국은행은 고액권 발행과 물가상승이 별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 고액권 발행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히 많습니다. 실제 기존 3만9000원 하던 기획상품의 가격이 4만9000원으로 높아지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과거 유럽에서 유로화를 도입할 때 많은 나라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이탈리아나 그리스처럼 상대적으로 물가가 낮고 자국 화폐단위가 컸던 곳은 유로화로 단위가 바뀌면서 소비자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반면 최근과 같은 경기침체 상황에서 걱정할 정도로 물가가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박 앵커) 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