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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여론 광장/송도, 심리적-문화적 거리감 줄이자

입력 | 2009-07-03 06:50:00


4월부터 매달 한 번씩 필자를 포함해 대학교수 5명이 모여 지식서비스의 혁신 방안에 대해 연구하는 모임을 갖고 있다. 대학을 정해 돌아가면서 만난다. 주빈이 장소를 제공하고 발표도 하는 일종의 지식품앗이다. 최근에는 모임이 인천으로 정해져 송도국제도시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을 볼 좋은 기회라 여겼기에 모두의 기대가 컸다. 인천의 변화상을 소개하겠다는 생각에 인천경제자유구역 홍보관 관람도 예약해 두었다.

교수 4명이 서울 신촌에서 모여 자동차 한 대로 출발했다는데 도착시간이 지나도 모습은 안 보이고 휴대전화 벨만 울렸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르지 않고 나름대로 지름길을 택했는데 그만 길을 잃었다는 것이다. 어찌 어찌 설명해 도착은 했지만 시간이 지체되어 홍보관 관람은 포기했다. 그래도 갯벌 타워에서 송도의 낙조를 보며 어제의 송도를 새로운 송도의 모습으로 업데이트해 보았다.

연구모임 후 저녁을 함께하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지금까지 교수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대해 지리적 거리 이외에 두 가지 거리감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하나는 심리적 거리이다. 심리적 거리는 실제 거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거리를 말한다. 몇 킬로미터가 떨어져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곳에 몇 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또 그곳이 얼마나 중요한 지역인가에 따라 갈 엄두가 나느냐 안 나느냐가 결정된다. 다행히 인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가 곧 완공되고 제3경인고속도로도 개통되면 심리적 거리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나는 문화적 거리이다. 교수들은 바다를 매립한 허허벌판의 빈 공간에 이미 높은 빌딩이 자리 잡고 국내외 많은 기업이 입주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또 글로벌대학의 캠퍼스가 착공되고 있는 현장을 보면서 문화적 거리감을 줄였다. 서울과 다르지 않은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좀 더 친근감이 높아진다.

이 두 가지 거리감을 해소하는 것이야말로 송도국제도시를 알리고 더욱 많은 기업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송도국제도시에 직접 다녀가지 않아도 그곳이 동북아 경제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행히 송도국제도시를 방문한 교수들이 느꼈던 심리적 거리와 문화적 거리는 한 번의 방문으로 다소 해소된 듯했다. 지식의 싱크탱크(think-tank)가 되는 첨단연구센터가 잇달아 문을 열고 있고, 새로운 기술의 적용이 끊임없이 시도되며(test-bed),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기관(training center)도 곧 자리 잡을 송도국제도시에서 이런 두 가지 거리가 해소된다면 송도는 과거의 소나무가 있는 섬의 이미지를 벗고 칭송받는 도시가 될 것이다.

김연성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 keziah@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