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총장-의원 지낸 정치학계 원로
제15대 국회의원과 민주당 대표최고위원을 역임한 정치학계의 원로 장을병 전 성균관대 총장(사진)이 5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1933년 강원 삼척에서 태어나 1959년 성균관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61년부터는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정치와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쳤다. 1980년 신군부의 계엄에 반대하는 지식인 134인 선언을 주도했다가 강제 해직당했으나 1984년 복직해 1991년부터 4년 동안 성균관대 총장을 지냈다.
이후 정치개혁실천시민연합을 결성해 정치에 뛰어들었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로 통합민주당이 분당사태를 맞자 잔류파인 김원기 씨와 함께 대표최고위원을 맡았으며 1996년 제15대 총선 때 삼척에서 당선됐다.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2001∼2004년 제12대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을 지냈으며 2004년에는 고구려연구재단 이사, 2006년부터 올 1월까지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를 맡았다. 고인은 지병이 악화되기 직전까지 삼척시 현안사업협력위원회장을 맡아 고향 발전에 진력했다.
‘한국정치론’ ‘내가 아는 양김 정치’ 등을 저술한 고인은 19번째 저서로 ‘인물로 본 8·15 공간’을 쓴 뒤 “20번째 책은 아마 나의 자서전이 될 것”이라고 했으나 끝내 자서전 출간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윤선 여사와 아들 도훈 씨(LG전선 연구소 연구원), 딸 규원(주부) 규순(동서울대 교수) 유경 씨(주부), 사위 황보윤(호서대 교수) 정영채 씨(감사원 감사관)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8일 오전 9시. 02-3410-6915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