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증시, H증시 등 중국에는 주식시장의 종류가 많다고 합니다. 어떤 시장이 있고 각 시장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본토선 기업규모 따라 상하이-선전 구분
홍콩 상장기업은 따로 H증시로 분류해요
중국의 주식시장은 크게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로 나뉘어 있습니다. 중국 본토에는 상하이(上海)와 선전(深(수,천)) 두 곳에 증권거래소가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 초반 증시를 처음 만들 때 중국 상업의 중심지인 상하이와 홍콩과 가까운 선전 두 곳에 증시를 만들었습니다. 상하이에는 대형 국유기업이 상장돼 있고 선전에는 주로 중국 민영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올라 있습니다.
각 증권거래소에서는 A주와 B주 두 종류의 주식이 거래됩니다. A주는 중국 국내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으로 중국인 투자자에게만 거래가 허용되는 주식입니다. 일부 외국인투자가에게도 개방되지만 까다로운 자격조건을 갖춰 허가를 받은 외국인만 주식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B주는 중국 국내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으로 외국인에게만 거래가 허용되는 외국인 전용 시장입니다. 거래도 중국 위안화가 아니라 상하이는 미국달러, 선전은 홍콩달러로만 거래가 이뤄집니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작고 새로 상장하는 기업도 적어 자본 조달 기능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주식시장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졌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2001년 2월부터 내국인이라도 미국달러나 홍콩달러로 환전하면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이어 최근에는 A주와 B주를 통합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H증시는 중국 본토 기업 가운데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을 따로 분류한 것입니다. 흔히 홍콩 H지수라고 말하는 지수의 정식 명칭은 HSCEI(Hang Seng China Enterprises Index)이며 항셍중국기업지수라는 의미입니다.
상하이와 선전의 중국 본토 증시가 중국인 개인투자자가 주도하는 시장이라면 홍콩 H증시는 기관투자가나 외국인투자가의 비율이 높습니다. H증시에는 중국 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생명보험 등 금융주가 주로 상장돼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국 본토 증시가 꿋꿋하게 버틴 데 비해 외국인 투자비율과 금융주가 많은 H증시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중국 펀드’는 대부분 홍콩 H증시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중국 본토에 있는 상하이나 선전이 아니라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일부 자산운용사가 적격외국인투자자(QFII·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 자격을 얻으면서 중국 사람들과 똑같이 투자할 수 있는 중국 A주 펀드를 내놓고 있습니다. QFII란 중국 금융 당국이 해외 기관투자가를 심사해 중국의 상하이와 선전 A증시에도 일정 금액을 투자할 수 있도록 인가해 주는 자격증을 말합니다. 보통 5년 이상 운용 경력에 운용 자산 5조 원 이상인 운용사를 대상으로 하는 등 기준이 엄격하지요.
대기업은 상하이… 중기는 선전에 상장
투자자 자격에 따라 A-B주로 또 나눠
흔히 말하는 ‘중국 펀드’는 대개 홍콩 투자
최근 국내 금융회사들이 앞 다퉈 QFII를 취득하는 이유는 중국인들이 거래하는 A시장이 외국인 전용 시장인 B시장보다 규모가 크고 활성화돼 있어 투자 기회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A시장 상장기업은 상하이 848개, 선전 725개로 총 1573개에 이릅니다. 이에 비해 B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108개(상하이 53개, 선전 55개)로 A시장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A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한국 금융회사가 늘면 한국의 투자자들은 다양한 중국 관련 금융상품을 접할 기회를 얻게 되고 중국의 주요 기업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지요.
지금 중국 정부는 이상의 시장 외에도 기업의 자금줄이 될 다양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에 국내 코스닥시장처럼 첨단기술 기업이 상장될 예정인 ‘차스닥(CHASDAQ, 중국명 촹예반·創業板)’ 시장이 개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중국 정부는 정치의 중심지인 베이징(北京)과 중부 내륙지역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충칭(重慶) 등 여러 곳에 또 다른 주식시장을 설립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