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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회의 잘해야 회사 잘나간다

입력 | 2009-07-11 02:59:00

아직까지 회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하지만 기업의 회의는 조직문화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만큼, 회의를 기업 경쟁력의 원천으로 인식해야 한다. DBR 자료 사진


■ 전문가가 제안한 회의혁신 비결
○ 자발적 참여가 책임감 키운다
○ 결과없는 회의는 하지도 말라
○ 계급장 떼고 격렬하게 논쟁하라
○ 회의 전문가가 진행 이끌어라

‘회의(會議)가 많으면 회의(懷疑)에 빠진다.’

이런 말이 회자될 정도로 많은 직장인이 회의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하지만 회의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생산해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핵심 도구다. 전문가들은 회의가 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적극적인 혁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최신호(37호·2009년 7월 15일자)는 스페셜리포트로 회의 혁신을 다뤘다. 전문가들이 제안한 회의 혁신 방법론을 요약한다.

○ 최고경영자(CEO)가 나서서 회의 혁신 이끌어

회의의 성패는 참석자들의 적극적 참여 여부에 달려 있다. 회의 참석자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회의 참석자들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도 회의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고, 업무에 몰입하며, 실행 과정에 심정적 지지를 보낸다. 신종섭 한국도로공사 경영&서비스 아카데미 팀장은 “구글과 삼성전자, 한국도로공사 등은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회의 혁신 방안을 실행해 기업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혁신 기업으로 통하는 구글은 독특한 회의문화를 발전시켜왔다. 구글은 우선 회의 시작 전에 참석자들이 명확하게 회의 주제를 공유토록 했다. 또 회의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회의실 벽면에 스크린을 설치해 작성 중인 회의록 내용을 참석자들이 볼 수 있게 만들었다. 회의 참석자들은 자신의 의견이 회의록에 잘못 표시됐을 때 현장에서 바로잡을 수 있다. 구글은 또 ‘마이크로 미팅(micro meeting)’이라는 이름으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회의를 하기도 한다. 주제에 따라 5∼10분 소규모 미팅을 하면 시간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미리 정해진 시간대에 회의를 하면 생산성이 훨씬 높아진다. 실제 구글의 한 고위 임원은 매일 오후 4시부터 90분간 ‘오피스 아워(office hours)’를 갖고 직원들이 찾아오는 순서대로 회의를 한다. 이 시간 동안 최대 15건의 회의를 할 수 있다. 구글은 철저하게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을 내리는 회의문화도 정착시켰다. 디자인을 결정할 때도 단순히 ‘느낌이 좋다’는 식이 아니라 여러 경영도구를 활용해 ‘10% 성능 개선’과 같은 객관적 근거를 내세워야 한다. 구글은 또 회의실에 큼직한 타이머를 비치해 회의시간을 엄격히 준수한다.

삼성전자의 회의 원칙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회의 시작 전에 반드시 세 가지를 생각하도록 했다. 첫째, 회의가 꼭 필요한지 검토해야 한다. 스스로 결정해도 되는 문제를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반드시 논의해야 하는지 점검하라는 의미다. 둘째, 회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참석자를 최소화하는 방안은 없는지, 빈도나 시간을 줄일 수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회의를 하기로 했다면 다른 회의와 통합하거나 권한 위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삼성은 회의 없는 날을 운영하고 회의 시간도 한 시간 이내로 가급적 제한해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 회의 혁신 도우미 ‘퍼실리테이터’

한국도로공사는 ‘이노미팅(inno meeting)’이라는 회의를 개발했다. 이노미팅은 ‘혁신(innovation)’과 ‘회의(meeting)’의 합성어로 ‘성과를 창출하는 혁신이 일어나는 만남’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이노코디’라고 불리는 사내 전문가인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가 회의를 이끈다.

이노미팅에는 네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모든 사람이 참여하고 함께 책임진다. 둘째, 누구나 쉽게 문제 해결의 프로세스와 도구를 배워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회의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 자세한 방법론을 규정한 회사가 많지 않다. 하지만 이노미팅은 다양한 문제 해결 방법론을 활용해 창의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이노코디가 도와준다.

셋째, ‘결과 없는 회의’를 피하기 위해 이노미팅에서는 실행 계획까지 미리 포함해 회의를 설계하고 회의 결과물은 학습조직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넷째, 회의를 ‘도전과 창의의 가치를 전파하는 장’으로 활용한다. 신 팀장은 “이노코디를 기용함으로써 회의에서 상사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모든 조직원이 거침없는 소통의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 회의 결정사항 반드시 이행 확인하라

김익현 아이뉴스24 에디터는 선두 글로벌 기업들의 회의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우선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해야 회의를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는 회의를 시작하자마자 지루한 프레젠테이션 과정 없이 곧바로 토론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스티브 발머 MS CEO는 회의 참석자들에게 미리 관련 자료를 나눠주고 읽어오도록 요구한다.

회의 참석자를 제대로 뽑는 것도 중요하다. 1990년대 초반 몰락 위기에 빠진 IBM의 부활을 이끈 루이스 거스너 전 회장은 서열을 중시하는 회의 관행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직위에 관계없이 누구라도 불러야 한다”고 선언했다.

‘회의 중’에는 토론에 불을 지피는 일이 중요하다. 인텔은 회의 때 상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발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앤디 그로브 전 인텔 CEO는 회의시간에 계급장을 떼고 격렬한 논쟁을 펼치라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그는 활발한 토론 없이 회의가 일찍 끝날 것 같으면 일부러 ‘싸움닭’ 기질이 있는 사람을 회의에 투입하기도 했다.

때로는 회의 형식을 파괴하는 것도 좋다. 캐논은 회의실의 모든 테이블 다리를 30cm씩 높였다. 서서 회의를 하고 모든 종이 자료 반입도 금지했다. 자료만 줄줄 읽다 회의를 마치는 사례가 많고 종이에 낙서를 하며 회의에 집중하지 않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회의 후’에는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반드시 점검하고 제대로 이행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김 에디터는 “제너럴일렉트릭(GE)은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 실행되는 과정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며 주관 팀에 추진 사항을 보고하도록 한다”며 “이를 통해 평가와 보상작업까지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b>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37호(2009년 7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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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에 나설 정치적 기반이 없었던 중국 상나라의 임금 무정은 ‘쇼’를 하여 신하들을 설득해 원하는 인재를 기용했다. 그는 노예 신분이던 열을 데려오기 위해 신탁을 받은 것처럼 꾸며 기득권을 가진 대신들을 자연스럽게 설득했다. 리더에게는 학연과 지연을 넘어 훌륭한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심지어 쇼도 마다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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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제품 개발에서 생산, 유통에 이르는 가치사슬의 모든 단계에 ‘온라인 고객의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 고객은 에너지 수준에 따라 △인터넷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며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조자’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진 않지만 적절한 코멘트를 남기는 ‘공헌자’ △브랜드에 대한 감정적 유대가 상대적으로 약한 ‘구경꾼’으로 세분화된다.

▼Harvard Business Review/美 금융의 몰락,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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