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감독 “추가영입 없다”
朴, 일단은 유리한 고지에
“주전 경쟁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어차피 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28·사진)이 자주 하는 말이다. 박지성은 소속팀이 포지션 경쟁자를 영입할 때마다 무표정하게 이 말을 반복했다. 항상 자신과의 싸움을 해온 박지성에게 또 다른 시험 무대가 마련됐다.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14일 “이제 더 선수 영입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퍼거슨 감독의 말대로라면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박지성의 잠재적 경쟁자는 4명으로 압축된다. 새로 영입한 안토니오 발렌시아(24), 가브리엘 오베르탕(20)과 기존의 젊은 공격수 루이스 나니(23), 조란 토시치(22)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발렌시아가 꼽힌다. SBS 박문성 해설위원은 “전형적인 윙 플레이어인 발렌시아는 측면 자원이 부족한 맨유의 확실한 즉시 전력감”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지만 박지성의 입지는 이전보다 탄탄해졌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가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면 발렌시아는 ‘해볼 만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발렌시아가 측면 한 자리를 차지해도 나머지 한 자리는 박지성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나니는 박지성과의 경쟁에서 이미 한 걸음 뒤처졌다. 토시치와 오베르탕은 경험이 부족해 당장 주전으로 세우기엔 부담스럽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전망에 불과하다. 일단 전방위 공격수 웨인 루니(24)가 변수다.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30)을 영입한 맨유가 루니를 측면으로 돌릴 경우 박지성은 호날두 못지않은 포지션 경쟁자를 맞이하게 된다. 중앙으로 보직 변경한 라이언 긱스(36)도 언제든지 다시 측면에서 박지성과 포지션을 다툴 수 있다. 새로운 공격수 영입도 변수로 남아 있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퍼거슨의 ‘영입 종료’ 발언은 선언적인 의미에 불과하다”며 “좋은 공격수가 시장에 나오면 언제든지 달려갈 사람이 퍼거슨”이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은 “결국 주전 확보는 주변 분위기보다는 박지성의 발끝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