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세력에 ‘경고’ 담은 듯
이란 정부가 최근 보름 사이에 45명이나 교수형을 집행했다. 대통령 선거 결과에 반대하는 시위로 불리해진 국내외 상황을 바꾸기 위한 카드로 사형 집행을 이용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재취임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정부는 14일 오전 이란 남동부 자헤단 지역의 한 교도소에서 수니파 무장세력 ‘준달라(신의 군대)’ 대원 13명을 교수형에 처했다고 이란 관영통신 IRNA가 보도했다. 이들은 5월 자헤단 내 한 모스크(이슬람사원)에 폭탄을 던져 25명을 죽이는 등 살인 테러 납치를 자행해 왔다. 1일과 4일에는 마약 유통 혐의로 기소된 26명을, 지난달 30일에는 살인범 6명을 교수형시킨 것을 포함하면 모두 45명이 15일 동안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란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사형 집행이 많은 나라. 사형방식도 모두 교수형이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최근에 집중된 사형 집행은 반정부 세력에 대한 ‘경고’의 뜻이 짙다고 전했다. 영국 BBC도 “대선 이후 실추한 정부의 권위를 세우려는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뉴욕타임스는 “최근 이란 경찰이 개인용 위성방송 안테나를 불법으로 규정했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해외 방송 보도가 계속되자 안테나를 강제 몰수하고 전파 방해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