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담당 사장(사진)은 16일 “하반기(7∼12월) 반도체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의 ‘자동차-반도체 상생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조인식’에 참석해 “세계적인 불황으로 상반기 반도체 투자도 패닉 상태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부문에서 공정 개선을 위해 투자를 일부 집행했지만 불황으로 제대로 된 설비 투자를 못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잡아놓은 투자 규모는 약 3조 원에 이른다.
그는 “3분기(7∼9월)는 성수기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2분기(4∼6월)보다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휴대전화 등 휴대용 정보기술(IT) 기기의 저장장치로 쓰이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현물 가격이 지난해 말 1.65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4달러대로 올라섰다. 다만 권 사장은 하반기 PC 수요 전망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긍정과 부정 전망이 교차하는데 현재로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D램 수요의 본격 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2분기 실적에 대해 “흑자 전환은 확실하나 그 규모는 현재 밝힐 수 없다”며 “올해 초 기대치가 워낙 낮다 보니 좋아 보이는 것이지 여전히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