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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온실가스 1년에 300kg 줄이는 ‘에코 밥상’

입력 | 2009-07-17 02:56:00


《“우리가 사들이고 먹는 음식에 대해, 누구로부터 우리의 먹을거리를 살 것인가에 대해 윤리적인 선택을 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윤리적인 선택을 한다면, 먹을거리가 길러지고 준비되는 과정을 총체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늦지 않았다. 예전처럼 우리의 먹을거리와 가까운 관계를 맺고 먹을거리의 본질과 역사를 이해하며 자연에 가까운 식단을 꾸릴 수 있을 것이다.”(제인 구달 ‘희망의 밥상’) 주부 송수화 씨(31·서울 서초구 잠원동)는 농약 대신 친환경 농법으로 키운 먹을거리만 사고 지구 반대쪽에서 ‘물’ 건너온 식재료 대신 우리 땅에서 난 제철 음식만을 고수한다. 송 씨가 ‘에코(eco·친환경) 밥상’을 실천하게 된 것은 종교적 이유도, 윤리적 의무감 때문도 아니었다. 그는 “두 살배기 딸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은 먹을거리를 먹고 땅을 품으며 살아갔으면 하는 작은 소망 때문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밥상에서부터 ‘에코’를 실천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식품이 생산되는 데 발생하는 탄소의 양을 고려한 저탄소 에코밥상이 그것. ‘저탄소 에코밥상’이란 탄소를 많이 발생시키는 육류나 수입된 농산물 섭취를 줄이고 채식과 조리열과 기름 사용을 줄인 요리법을 적용하는 식단이다.

○ 제철 농산물로 차린 저탄소 에코밥상

저탄소 에코밥상의 기본은 바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수입 농산물을 국내로 들여오기까지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워야 하기 때문. ‘먹을거리 발자국’부터 줄이는 것이 에코밥상의 기본이다. 국내 농산물이라도 제철이 아닌 비닐하우스에서 키우는 먹을거리도 에코밥상에는 오를 수 없다. 이근행 모심과살림연구소 사무국장은 “서울에 거주하는 3인 가족이 현재 식단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수입식재료를 국내산 식재료로 교체하면 음식의 수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한 해 동안 300kg 정도 감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동차로 2700km를 달렸을 때 발생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유기농산물 직거래 전문점인 한살림은 쌀이나 식빵, 두부 등 29개 품목에 한해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이동하는 거리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이 적힌 라벨 ‘가까운 먹을거리 표시제’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유기농산물이라도 주부들은 100% 안심할 수 없다. 아예 아파트 베란다를 이용해 실내 텃밭을 가꾸며 에코밥상을 실천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초보 ‘베란다 농부’에겐 모종을 심고 가꾸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온라인 쇼핑몰 도우미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분이나 영양제까지 원예 상품이 다양하다. 상추, 치커리, 케일, 적양배추, 양상추 등 다양한 쌈채소 모종 10개가 채소밭 용기에 담긴 제품은 1만2000원이면 살 수 있다. 참외나 방울토마토, 고추, 부추, 호박 등 다양한 과일, 채소 모종도 2000원대부터 구입이 가능하다.

○ 밥 한 숟갈의 혁명, 에코 요리법

음식물 쓰레기는 처리 과정에서 땅과 물, 공기를 오염시킨다.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으려고 식탁에 오른 모든 음식을 남김없이 먹는 대식가가 될 수도 없는 일. 에코밥상의 적(敵)인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재료 구입은 물론 조리법까지 신경 써야 한다.

우선 주방에 있는 조리기구부터 신경을 쓰자. 코팅이 잘된 팬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코팅이 잘 되어 있으면 기름이 적게 들기 때문. 튀김요리를 할 때는 튀김 팬 대신 오븐을 이용하자. 튀김요리나 만두구이도 소량의 기름만 바르고 오븐에 10∼15분 구우면 바삭한 맛을 살릴 수 있다.

곰국처럼 오래 끓여야 하는 국물요리라면 짧은 시간 안에 조리가 가능한 압력밥솥을 사용하자. 조리 과정에서 국물은 약간 적게 끓이고 나물을 무칠 때는 참기름을 약간 적게 넣는 조리습관도 중요하다. 나물이 남으면 국으로 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투리 채소는 잘게 썰어서 부침개 재료로 쓰고, 쌀뜨물은 버리지 말고 기름기 묻은 그릇을 씻는 데 쓰면 효과 만점. 채소 삶은 물은 화초에 주거나 세수할 때 사용하면 좋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