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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비즈북스]뜨는 명소엔 브랜드 전락이 있다

입력 | 2009-07-18 03:03:00


장소의 재탄생/박상훈 장동련 지음/368쪽·1만5000원·디자인하우스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어윤대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국가 슬로건인 ‘다이내믹 코리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강의 기적을 바탕으로 선진 정보기술을 갖췄다는 의미로 ‘미래큘러스 코리아’를 대안으로 언급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스파클링 코리아’라고 해외광고를 하는 것은 광천수를 떠올리게 해 반응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국가 슬로건을 바꾼다고 해서 국가 이미지가 금세 바뀌는 것은 아닐 테지만 슬로건이 국가 이미지 형성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세계 각국은 물론이고 도시나 지역도 나름의 특색 있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특한 이미지 자체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른바 메가시티 경쟁이다.

프랑스는 독특한 음식문화로 미식가들을 끌어들였고 이탈리아 로마와 피렌체는 전통을 바탕으로 관광산업을 발전시켰다고 한다. 일본 도쿄에 간다면 꼭 들러보아야 할 복합지역 롯폰기힐스, 구겐하임 미술관을 통해 세계적 문화도시로 재탄생한 스페인 빌바오, 가까이는 젊은이들이 찾는 서울 홍익대 앞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뜨는 곳’에는 독특한 장소(플레이스)로서의 브랜드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정보기술이 발전한 글로벌 시대에는 거주 구매 관광 투자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세계 어느 곳이라도 접근할 수 있다”며 “세계 240개가 넘는 나라와 그 안에 있는 수많은 도시 중에서 선택 받기 위해서는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독특하고 고유한 플레이스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한다.

어떻게 플레이스 브랜드를 만들 것인가. 슬로건을 만들고 개발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간판을 바꾸면 브랜드가 생기는 걸까. 저자는 눈에 보이는 무엇을 만드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호의적이고 독특하게, 또한 강력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에 있다고 지적한다.

강력한 플레이스 브랜드는 경제적 이익과 안정적 성장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을 가져다준다. 플레이스 브랜드를 잘한 관광지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당연히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드나들게 되고 그로 인해 문화는 더욱 다양해지고 잠재력이 커진다. 이 책은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 있는 항구도시 빌바오와 영국의 글래스고를 사례로 들어 설명한다.

국가나 대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그마한 도시는 물론이고 그보다 작은 구역이나 빌딩도 플레이스 브랜드가 중요하다. 저자들은 다양한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마을과 동네의 슬로건이나 브랜드를 만드느라 고민하는 지자체나 비즈니스에 활용하고자 하는 일반 기업의 담당자는 물론이고 내가 사는 곳의 브랜드 만들기는 잘되고 있는지 궁금한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회계정보 숫자 뒤에 숨은 의미▼
◇ 숫자로 경영하라/최종학 지음/380쪽·1만7000원·원앤원북스

부실 금융기관으로 판정돼 2003년 론스타 펀드에 팔린 외환은행이 매각 직후부터 흑자를 기록하자 논란이 벌어졌다. 외환은행의 회계 수치가 조작됐다는 논란이다. 당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고의로 낮췄고, 매입 자격이 없던 론스타에 매입 자격을 부여해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것이었다. 외환은행의 회계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동아제약은 2007년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법인세 추징액을 납부해 유동성 위기를 넘겼다. 그해 동아제약은 추징법인세 납부로 인한 일시적인 손실을 봤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를 기록했다. 그래도 동아제약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회계학 전공인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회계정보에 나타나는 숫자의 이면을 들여다봤다. 2000년 이후 국내 기업 사례 중심으로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기업의 경영 성과, 회계정보를 통해 경영을 이해하는 방법 등을 살폈다.

▼위기감 심어줘야 조직이 큰다▼
◇ 존 코터의 위기감을 높여라/존 코터 지음·유영만, 류현 옮김/308쪽·1만3000원·김영사

조직에 변화와 혁신을 시도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 명예교수인 저자는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조직에 충분한 위기의식이 형성되기 전에는 혁신을 시도해봤자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위기감이 없다는 것은 곧 조직에 자만심과 무사안일이 팽배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저자는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전술로 ‘우리가 최고’라는 생각을 버리도록 유도할 것, 위기를 잠재적 기회로 생각하도록 할 것, 모든 일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직원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것을 제시했다.

그는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로 1분 안에 설명할 수 있는 비전의 부재, 큰 꿈에만 사로잡혀 단기성과를 내지 못하는 현상, 조직에 보수적 세력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고 혁신에만 몰두하는 것, 최고경영자(CEO)나 간부만 혁신에 심취하고 나머지 직원은 관심도 없는 상황을 들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