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張(자장)이 崇德辨惑(숭덕변혹)에 대해 물은 이야기가 ‘논어’ ‘顔淵(안연)’편에 나온다. 숭덕변혹이란 덕을 높이고 迷惑(미혹)을 해소하는 일을 말한다. 자장은 말과 행동이 당당한 사람으로, 인간의 완성에 관련된 깊은 견해를 선생님에게서 듣고자 했다. 하지만 공자의 대답은 어떤가? 너무 평범하지 않은가?
主忠信은 忠實(충실)과 信義(신의)의 마음을 專一(전일)하게 갖는다는 뜻이다. 徙義는 義로 옮겨간다는 말인데, 모든 일이 正義(정의)에 부합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愛之欲其生은 사람을 사랑해서 그가 오래 살기를 바란다는 말, 惡之欲其死는 사람을 미워해서 그가 빨리 죽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旣欲其生, 又欲其死’은 한때는 사랑해서 오래 살기를 바랐으면서 이제는 미워해서 그 사람이 죽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삶과 죽음은 天命(천명)에 따르므로, 만일 人力으로 어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迷惑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실을 안다면 미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공자는 말한 것이다. 단, 정약용은 백성들을 井田法(정전법)의 農政(농정)으로 살리고서는 세금을 무겁게 걷어 죽게 만드는 일이라고 풀이했다. 一說(일설)로 소개해 둔다.
뒤에 보면 樊遲(번지)도 崇德辨惑의 문제를 물었다. 공자는 힘든 일을 앞서 하고 보답을 안 바라는 것이 崇德이고, 한때의 분노 때문에 일신을 돌보지 않고 부모에게까지 재앙을 끼치는 것이 迷惑이라고 했다. 이 대답도 평범하다. 하지만 공자의 말에는 울림이 있다. 나 자신에게서나 남과의 관계에서나 올바른 마음을 專一하게 갖는 일, 이보다 더 고귀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