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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울산 오토밸리로 개설 난항

입력 | 2009-07-21 06:18:00


연암나들목~약수나들목 2공구 착공도 못해
정부-울산시 사업비 부담 놓고 떠넘기기만

“오토밸리로(路)가 완전 개통되지 않아 물품 수송에 차질이 큽니다.”

울산 북구 매곡산업단지협의회 박동근 회장은 최근 자동차 부품혁신센터 내 협의회 사무실에서 열린 울산상공회의소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오토밸리로의 조속한 개통을 촉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도로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기업에 투자를 독려할 수 있느냐”고 입을 모았다.

○ 무용지물 도로

오토밸리로는 울산시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지로 부품 수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2000년부터 개설을 추진했다. 전체 12.46km 구간 가운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출고사무실에서 연암나들목까지의 1공구(길이 2.5km)는 2005년 12월, 농소2나들목에서 약수나들목까지의 3공구(〃 3km)는 2007년 6월 각각 완공됐다.

하지만 중간 구간인 연암나들목∼약수나들목의 2공구(〃 7km)는 착공조차 못했다. 2공구 사업비 부담을 놓고 정부와 울산시가 떠넘기기만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1400여억 원을 들인 1, 3공구도 사실상 쓸모없는 도로가 됐다.

○ 정부만 바라보는 울산시

오토밸리로 1공구는 울산시가 사업비 633억 원을 들여 개설했다. 매곡산업단지(면적 56만2000m²)와 연결돼 있어 ‘지방산업단지 진입로 개설’을 이유로 예산을 배정했다. 3공구도 총 771억 원을 들여 공사를 마쳤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에 조성되는 모듈화단지(86만5000m²) 진입도로 개설을 내세워 총사업비 가운데 64%인 490억 원은 정부에서 지원받았다.

산업단지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2공구는 정부와 울산시가 줄다리기만 계속하고 있다. 울산시는 총사업비 1680억 원 가운데 1210억 원(72%)을 지원받기 위해 지난해 예산 배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사업비에 비해 효과가 낮고 국가 공단과 직접 연결되지 않아 지원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시는 2공구 도로가 한국토지공사에서 시행하는 화봉택지개발지구와 인접한 점을 들어 전체 구간 가운데 3km를 토지공사와 공동으로 700여억 원을 들여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나머지 4km는 정부에서 900여억 원을 지원받기로 하고 예비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10월 조사 결과가 나오면 시는 정부에 다시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요구 금액을 낮췄지만 지원 명분이 뚜렷하지 않아 이마저도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시비로만 오토밸리로 2공구를 개설하기는 어렵다”며 “지역 정치권의 도움으로 정부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 총력전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