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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우의 필드 오브 드림] 완투실종시대… 할러데이의 빛나는 투혼

입력 | 2009-07-21 08:18:00


얼마 전 국내프로야구에서 롯데 송승준이 3연속경기 완봉승을 기록했다. 현대야구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귀하디귀한 기록이다.

타자들의 파워가 예전에 비해 강해지고, 그것도 모자라 약물(?)까지 동원되는 요즘 야구에 그야말로 천연기념물적인 기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봉은 고사하고 완투 경기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야구의 현주소다. 메이저리그 현역 투수 중 빅리그 22년 경력의 46세 랜디 존슨이 100번의 완투경기를 펼친 것이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그의 역대 순위는 데니스 에커슬리와 함께 공동 399위에 불과하다. 1990년대 중반까지 현역에서 뛴 에커슬리는 선수생활의 꽤 많은 부분을 마무리투수로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완투 기록을 세워 눈길을 끌지만, 그가 선발투수로 뛰던 1970년대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완투 경기가 지금같이 보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존슨의 뒤를 잇는 완투형 투수는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현역 2위 리반 에르난데스와 필라델피아를 통해 빅리그에 복귀한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각각 46번으로 타이를 이루고 있다.

그 뒤로 토론토의 에이스인 로이 할러데이가 43완투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3명 중 앞으로 기록을 꾸준히 더 쌓아 올릴 후보는 바로 할러데이다. 투구수 관리에 거의 신경 쓰지 않았던 에르난데스는 시속 80마일 중반대(시속 130km대) 직구로, 한해 한해 버티기에 급급하다.

부상에서 돌아온 마르티네스도 과거의 위력은 이미 사라진 데다 언제 어디가 아플지 모르는‘유리 몸’의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반면 할러데이는 이제 32세의 나이에 이미 4차례나 시즌 완투 1위에 올랐고, 무엇보다 그의 기록에 관심이 가는 것은 투구수 관리를 하면서 완투를 할 수 있는 ‘고효율’ 투수라는 점이다. 시즌 최다이닝 1위도 3번이나 했지만 95마일(153km)에 이르는 빠른 공과 느린 너클커브 등을 적절히 배합해 타자들을 쉽게 잡아낸다.

올해도 이닝당 투구수가 14.3개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중 4위에 올라있다. 그러면서도 9이닝당 삼진은 7.7개로 구위도 만만치 않음을 과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오래, 그리고 효율적으로 던질 수 있는 투수란 얘기다. 사라져 가기 때문에 더 귀하게 느껴지는 현대 야구의 진정한 완투형 투수 로이 할러데이. 그가 꾸준히 쌓아올릴 완투 기록을 주시해보자.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