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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어수선한 한예종, 새 총장 과제는 ‘소통’

입력 | 2009-07-23 03:16:00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총장 후보 선거가 20일 끝났다. 이날 치러진 총장 후보 선거 2차 투표에서 김남윤 음악원장(60)과 박종원 영상원장(49)이 뽑혔다.

2차 투표에서 김 원장은 59표를 얻어 1위, 박 원장은 58표로 2위를 했다. 13일 1차 투표에서 박 원장이 9표 많은 1위(64표)였지만 2차에서 김 원장이 1표 차로 역전했다.

한예종은 22일까지 후보자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은 데 이어 23일 오전 11시 총장 후보 추천위원회 절차를 거쳐 이르면 2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추천할 예정이다. 후보추천위는 2명을 문화관광체육부에 추천하기 때문에 사실상 2차 투표가 큰 의미가 없었던 셈이다. 김 원장과 박 원장 등 후보 2명은 행정안전부에서 2∼3주간 인사검증을 거치며 이 중 1명을 문화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한예종 총장 후보 선거는 2002년 이래 세 번째다. 후보 투표에서 1위 득표자가 꼭 총장이 되는 건 아니다. 2006년에는 득표 1위였던 황지우 교수가 총장이 됐지만 2002년 이건용 총장은 후보 선거에서 득표 2위였다. 모두 4명의 후보가 나와 김 원장과 박 원장으로 압축된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갈등이 표면화됐다.

문화관광체육부의 감사에 이어 황지우 전 총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인한 여진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후보 중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이처럼 뒤숭숭하고 갈라진 학내 분위기를 수습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이며, 이는 곧 문화부의 총장 인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섭교육 폐지와 이론학과 축소 등 감사에서 지적받은 구조 개편도 매끄럽게 마무리해야 하며, “한예종이 각종 특혜를 누려왔고 문화예술 분야의 좌파 엘리트 온상으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문화미래포럼의 지적 같은, 외부의 비판도 하루빨리 불식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8월 초 마무리될 신임 총장 임명을 앞두고 한예종 교수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한 교수는 “전임 총장 때는 구성원의 목소리가 소통되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며 “학내 화합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수는 “학내에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만큼 당차게 추진해 나갈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새 총장이 소통과 단합의 출발점이 돼 달라는 말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