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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재테크]자녀 이름으로 가입한 펀드 증여세 아끼려면

입력 | 2009-07-25 02:56:00


증여일로부터 3개월 → 증여일 속한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로 세법 개정
4개월로 연장된 평가액 신고기간 활용을

최근 몇 개월 동안 국내외 주식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예전부터 자녀에게 펀드를 증여할 계획이 있었던 투자자들은 과거 저평가된 시점에 미리 증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을 것이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아도 된다. 자녀 이름으로 가입해 두었던 차명 펀드라면 증여세 신고기한을 활용해 과거 저평가된 시점의 평가액으로 증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최초 펀드 가입 당시 누구의 명의로 가입했는지에 따라 증여 시기의 판단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하나는 본인 명의, 또 다른 하나는 자녀 명의로 각각 가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본인 명의로 가입한 펀드를 자녀에게 증여하기 위해서는 증여 시점을 정해 그 시점에 자녀 명의로 바꾼 뒤 변경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한다. 이때 증여일은 자녀 명의로 바꾼 현 시점이고, 증여가액도 현 시점의 평가액이기 때문에 과거 저평가된 시점으로 소급해 증여 시기와 증여가액을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자녀 명의로 가입한 펀드는 단지 명의만 빌린 것일 뿐 실제 아버지의 소유이며, 관리도 아버지가 하고 있는 차명 계좌의 펀드이므로 적극적으로 증여신고를 하기 전까지는 여전히 아버지 소유의 재산이다. 다만 차명 계좌의 펀드는 이미 자녀 명의로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명의 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고 증여세 신고만 하면 된다. 따라서 오늘 증여 신고를 한다면 증여세 신고기한을 충분히 활용해 과거 최장 4개월 전의 저평가된 시점을 증여일로 선택하여 신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자녀 명의로 A펀드에 1억 원을 투자한 김모 씨의 사례를 들어보자. 투자 이후 평가금액이 8000만 원까지 떨어졌지만 그 후 주식시장이 빠르게 회복되었고 펀드 평가금액도 꾸준히 상승하여 현재 평가금액은 1억2000만 원이다. 김 씨가 만일 7월 31일에 증여세를 신고한다면 증여세 평가금액은 어떻게 될까. 세법 개정 전에는 증여세 신고기한이 증여일로부터 3개월 이내였기 때문에 최근 3개월 중 가장 평가액이 낮았던 시점인 4월 30일의 평가금액(1억 원)으로 신고했을 것이다.

하지만 개정된 세법을 활용하면 김 씨는 더 낮은 평가금액으로 증여를 할 수 있다. 작년 말 세법이 개정되면서 2009년 1월 1일 이후 증여분부터는 신고 납부기한이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즉 증여일이 4월 1일이든, 4월 15일이든 증여세 신고 납부기한은 4월 30일로부터 3개월 이내인 7월 31일로 동일하다. 결국 차명 계좌 펀드는 종전과 달리 최장 4개월 이내에 가장 낮은 평가금액으로 신고할 수 있다. 따라서 김 씨의 자녀는 4월 30일의 평가금액(1억 원)이 아닌 4월 1일의 평가금액(9000만 원)으로 신고할 수 있다. 현재 평가액에 비하면 3000만 원, 세법 개정 전에 비하면 1000만 원 낮은 평가액으로 증여할 수 있어 유리하다.

이처럼 자녀 명의로 된 차명 펀드라면 개정된 증여세 신고기한을 잘 활용해 증여 시기를 지혜롭게 선택한다면 세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자녀의 증여세를 대신 납부하면 이를 추가적인 증여로 보아 세금이 추징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최용준 미래에셋증권 세무컨설팅팀 세무사

정리=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