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환이 덕분에 더 자극받았어요.”
이동국(전북 현대)의 연속 골 행진에 마침표를 찍게 한 주인공인 울산 현대 골키퍼 김영광(사진)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김영광은 26일 정규리그 전북과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등 선방을 거듭하며 이동국의 6경기 연속 골 도전을 좌절시켰다. 김영광은 경기를 마친 뒤 “오늘만큼은 동국이형에게 골을 주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나왔는데, 운 좋게 실현이 됐다”며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김영광은 전북과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전북 수비수 임유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청소년대표와 울산에서 한솥밥을 먹은 둘도 없는 사이. 임유환은 김영광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영광이 너 (이)동국형한테 골 먹을 거야”라며 친구를 자극했다. 이 말을 들은 김영광은 오기가 생겼고, ‘동국형에게는 골을 먹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김영광은 “유환이한테 그 말을 듣는데 이번에는 절대로 골을 허용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 철저하게 대비를 했죠. 동국형이 최근 움직임이 좋아서 수비수들에게도 잘 막아달라고 따로 부탁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김영광은 전북에 1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동국에게는 골을 내주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김영광이 K리그에서 내준 163골 중 이동국에게 허용한 골은 단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김영광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동국에게는 천적 골키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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