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9.9km 3주간의 대장정…85시간45분38초 1위 골인
스페인의 알베르토 콘타도르(27)가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 도로일주 사이클 대회)에서 통산 두 번째 정상을 밟았다. 콘타도르는 27일(한국시간) 몽트로 포 욘을 출발, 3주간의 대장정을 거쳐 파리 시내 샹젤리제 거리에서 끝난 대회 21구간(3459.9km) 합계 기록에서 85시간45분38초로 1위를 차지했다.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우승.
지난해 약물 복용 의혹 탓에 대회 출전조차 못했던 콘타도르는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미국)과 같은 팀에 소속돼 팀 리더로서 레이스를 주도했다. 그러나 콘타도르는 개인 통산 8번째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던 암스트롱과 레이스 내내 불협화음을 빚었다.
대회 첫날 2위로 출발한 콘타도르는 험난한 산악 지형이 시작된 15구간부터 종합 1위로 뛰어올랐고 이후 선두를 독주한 끝에 영광을 안았다. 콘타도르의 우승으로 스페인은 2006년부터 4년 연속 이 대회 챔피언을 배출했다.
콘타도르는 “가장 힘들었던 구간은 도로가 아닌 (팀원들과 머물고 대책을 짰던) 호텔”이라고 말해 암스트롱과의 갈등을 토로했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이 대회에서 7년 연속 우승한 암스트롱은 체력 저하를 극복하지 못해 결국 3위로 레이스를 끝냈다. 고환암 투병, 이혼, 약물 복용설을 극복하고 재기한 암스트롱은 “2005년 마지막 우승 때만큼 기쁘다”고 말했다. 2005년 은퇴했다가 작년 9월 복귀한 암스트롱은 3년 반의 공백을 딛고도 1위 콘타도르보다 불과 5분24초 늦은 85시간53분59초로 3위에 올라 또 하나의 인간승리를 썼다.
38세인 암스트롱은 1976년 프랑스 레이몽 폴리도(당시 40세) 이후 3위 안에 든 두 번째로 나이 많은 선수가 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