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직원들 별배지 가슴 부착
‘별의 도시’ 홍보에 자부심
경북 영천시 직원(900여 명)들은 며칠 전부터 가슴에 ‘별’을 달고 근무한다. 직원들이 모두 ‘별의 도시’ 영천을 알리고 자부심을 갖기 위해 제작한 별배지다. 전국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이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 지역 홍보를 꾀하지만 영천처럼 밤하늘의 별을 도시의 상징으로 만드는 사례는 드물다.
이는 전국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인다는 보현산(1124m) 덕분이다.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 꼭대기에 1996년 문을 연 한국천문연구원 보현산천문대는 동양 최대 광학망원경을 갖추고 있는 국내 별 관측의 요람. 영천시가 매년 5월이면 ‘보현산별빛축제’를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현산천문대 입구에 있는 화북면 정각리는 이제 ‘정각별빛마을’로 불린다. 이 마을에 올해 5월 문을 연 보현산천문과학관에는 벌써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방문했다. 이 과학관은 보현산 꼭대기까지 올라가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별을 좀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건립한 것이다. 입체우주영상관을 비롯해 별 관측실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영화배우 출신인 강신성일 씨(72)가 지난해 영천시 괴연동 산자락에 집을 짓고 정착한 것도 별과 관련이 있다. 강 씨는 1970년대 인기영화인 ‘별들의 고향’에 출연한 데다 그의 이름에도 별(星)이 들어 있다. 영천시 홍보대사인 그는 9월 열리는 영천한약축제 때 지역을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김영석 시장은 “누구나 영천으로 오면 별을 가슴에 품어 별빛 쏟아지듯 인구도 늘어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현재 영천의 인구는 10여 년 전에 비해 2만 명가량 감소한 10만3000여 명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