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카드명세서만 보면 가슴이 답답해요.'
'그 가방이 얼마나 한다고 잔소리를 그렇게 늘어놓는지….'
남편 혹은 아내의 씀씀이가 마뜩찮다면 그것은 찰떡궁합이라는 증거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스카트 릭 교수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치명적인 매력'에 따르면 과소비하는 이들의 배우자는 절약하는 경향이 강했고 반대로 절약하는 이들의 배우자는 과소비하는 경향이 강했다. 일명 '짠돌이'는 '된장녀', '된장남'은 '짠순이'에 매력을 느낀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 기혼남녀 1600여 명을 조사한 결과다.
이 연구팀은 카네기멜론대 로웬시타인 심리경제학과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 '구두쇠와 낭비가(Tightwads and Spendthrifts)'를 인용해 그 이유를 설명했다. 로웬시타인 교수는 소비할 때 고통을 얼마만큼 느끼느냐에 따라 구두쇠와 낭비가로 나눴다. 고통을 많이 느낄수록 구두쇠, 적게 느낄수록 낭비가에 가까웠다.
릭 교수는 지출이 고통스러운 구두쇠도, 맘 편하게 돈을 펑펑 쓰는 낭비가도 스스로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결국 이를 극복하고자하는 욕구가 반대 성향을 지닌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릭 교수는 "그러나 구두쇠가 낭비가와 결혼한다고 해도, 낭비가가 구두쇠와 결혼한다고 해도 본인의 성향은 바뀌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