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인 존재다.” “팀내에서 가장 빛난다.” “최고의 컨디션이다.”
문용관 KBS 해설위원이 중계방송 도중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쏟아냈다. 주인공은 대한항공 레프트 강동진(26).
공수에 걸쳐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인 강동진에 대해 문 위원은 “예전보다 파워가 많이 좋아졌다. 그런 때문인지 볼에 힘이 실린다. 최고의 활약을 했다”며 치켜세웠다.
강동진이 오랜만에 펄펄 날았다. 강동진은 29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09 IBK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산토리 선버즈(일본)전에서 팀 내 최다인 22득점(2서브·2블로킹)으로 맹활약하며 대한항공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3연승의 대한항공은 4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신생팀 우리캐피탈에 3-2로 극적인 역전승, 3승1패로 조 2위에 올랐다. 우리캐피탈은 2승 1패.
강동진은 고비마다 귀중한 포인트를 올리며 팀을 구해냈다.
1세트 21-22로 뒤진 상황에서 연거푸 3포인트를 뽑아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1세트에만 무려 14득점. 2세트에서도 21-23의 위급한 상황, 이 때도 강동진이 빛을 발했다. 강력한 서브로 에이스를 만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팀은 결국 25-23으로 이겼다.
이날 강동진은 오픈공격은 물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연타나 절묘한 수비, 블로킹, 강력한 서브 등으로 상대를 공략하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강동진은 한 때 누구나 인정한 기대주였다. 한양대 시절 최고의 공격수로 대학무대를 휩쓸었고, 프로에 입단한 2005시즌에는 V리그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촉망받던 그도 결국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07년 오른쪽 무릎 수술에 이어 지난해에는 왼쪽 무릎까지 수술대에 오르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2년은 악몽의 시기였던 셈이다.
그런 그가 이번 대회를 통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아직도 100%% 완쾌된 몸 상태가 아닌 탓에 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강동진은 “그동안 무릎 수술 때문에 제대로 뛸 수 없었지만 이제 많이 좋아졌다. 신인왕 시절 때 보다 훨씬 몸이 가벼워 다가올 시즌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아울러 “감독님께서 소심하지 말고 과감하게 하라는 말씀을 했는데 그걸 가슴에 새기면서 경기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여자부 A조에서 KT&G는 톈진(중국)에 1-3으로 졌다. 톈진은 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고, KT&G는 2연패로 탈락했다. 여자부 준결승은 30일 톈진-덴소(일본), 31일 현대건설-흥국생명의 대결로 압축됐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