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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완주 전북知事가 보여준 초당적 公僕의 자세

입력 | 2009-08-03 02:55:00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새만금 감사편지’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 지사는 새만금 문제로 가슴 졸였던 날들을 회상하면서 이 대통령에게 새만금 사업의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해주고, 개발의 방향을 잡아준 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대통령님께 큰절 올립니다’라고 시작한 편지에서 김 지사는 7차례나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을 썼다. 형식적인 인사치레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편지임을 느낄 수 있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공천으로 도지사에 당선된 그가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벌이는 국면에서 한나라당 소속 대통령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려 했을 때 정치적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해당(害黨)행위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전북도 홈페이지에도 비난 글이 많이 오르고 있다. 그러나 ‘용기 있다’거나 ‘정치와 상관없이 정부와 좋은 관계를 설정한 것은 고무적’이라는 반응도 만만찮다.

1990년 방조제 공사에 착수한 새만금 사업이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 정부 출범 이후 결실을 보게 됐으니 김 지사뿐 아니라 전북도민도 감회가 클 것이다. 작년엔 숙원이던 새만금특별법 제정과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의 설치가 이뤄졌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새만금내부개발 기본구상 및 종합실천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2007년 9월 한나라당 대선후보 때 현장을 방문해 약속한 지원사업을 착착 실천하고 있다. 18년 동안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새만금을 지속가능한 발전의 거점으로 만든다면 전북도는 물론이고 나라 전체에도 큰 희망이 될 것이다. 이런 사업의 견인차 역할을 할 김 지사가 초당적 자세를 보인 것은 당연하고, 국익에도 부합하는 공복(公僕)다운 모습이다.

지역과 나라 발전을 위해 소속 당파를 따지지 않고 할말을 하는 용기야말로 공복의 바른 자세이며 실용의 정치이다. 이 대통령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청계천 복원사업과 파주 액정표시장치(LCD) 단지 조성에 힘을 실어준 노무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시한 바 있다.

민주당은 김 지사한테서 배우는 바가 있어야 한다. 정략과 이념의 굴레에 갇혀 모든 사안을 대립적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넉넉한 정치로 국민 전체에 이익이 되는 실용의 정치를 보여주기 바란다.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도 정치적 반대자와 경쟁자들을 끌어안아 공존과 상생의 파트너로 삼는 큰 정치에 더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