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롯데전이 열린 4일 마산구장은 경기 시작 전인 오후 6시22분, 2만석 좌석이 모두 팔려나갔다. 시즌 두 번째 마산에서 열리는 3연전 첫머리 게임의 열기는 대단했다. 오후 3시께부터 구장 주변은 교통 혼잡을 빚었고, 경기장 밖에는 표를 구하려는 팬들이 끝을 알 수 없는 긴 줄을 이었다. 눈길을 끈 건 예년과 달리 여성팬, 가족팬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는 점. 과거 마산구장은 다소 거친(?) 남성팬들로 인해 다른 팀들에겐 ‘기피구장 1호’였다. 롯데가 연패를 하면 욕설이 등장하는 건 기본이었다.
1990년대 초반, 쌍방울 성영재는 8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하다 3루측 스탠드에서 날아온 ‘괴물체’에 얼굴 정면을 강타당한 뒤 정신을 잃고 교체됐다. 훗날까지 ‘성영재 새총 저격사건’이란 이름으로 야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됐던 이 사건 장소도 마산이었다.
두산 김광수 수석코치는 오후 5시쯤, 스탠드를 쳐다보며 “예전 같으면 이미 이 시간 때 술취한 관중들을 제법 볼 수 있었는데…”라며 “젊은 여성팬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이 늘었다. 그동안 마산구장도 참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롯데 서정근 홍보팀장도 “정확한 통계를 잡을 순 없지만 여성팬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팬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1-2년 사이, 잠실을 비롯한 수도권구장 뿐만 아니라 광주, 대구 등 지방구장도 젊은 여성팬들의 숫자가 갑자기 느는 등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 1년에 몇 번밖에 게임을 하지 않지만 마산구장에도 이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마산|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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