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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대전발 0시 50분’ 기적소리 다시 울린다

입력 | 2009-08-10 06:25:00


14~16일 대전역 광장-주변거리서 ‘0시 축제’
7개 고교 동창회-면 요리 축제 등 다양한 행사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1959년 보슬비가 내리는 한여름 밤의 대전역. 0시 50분에 목포로 떠날 증기기관차가 기적을 울리며 플랫폼으로 들어서자 두 손을 꼭 잡고 있던 청춘남녀의 가슴은 찢어질 것만 같다. 남자는 결국 ‘이별의 말도 없이’ 열차에 오르고 여자는 떠나가는 열차를 쳐다보며 울음을 터뜨린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작사가 고 최치수 씨가 곧바로 글을 쓰고 김부해 씨가 곡을 붙인 노래가 바로 ‘대전 블루스’(노래 안정애)다. 이 ‘대전발 0시 50분’ 열차의 추억이 50여 년 만에 부활한다.

대전 동구가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 동안 대전역 광장과 주변 중앙시장, 한의약거리에서 여는 ‘대전역 0시 축제’. 노래에 등장하는 열차는 없어졌지만 가락국수, 그리고 만남과 헤어짐의 장소였던 대전역의 추억과 향수를 새롭게 떠올려보자는 취지다. 대전역을 한 번이라도 거쳐 간 사람이라면 고속철도(KTX) 등을 이용해 참가할 만하다. 다음은 주요 행사.

○ 트로트 뮤지컬 ‘대전발 0시 50분’

‘아∼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이더냐∼’라는 독특한 억양으로 무성영화 시대를 주름잡던 변사 신출 씨(81)가 출연한다. 매일 오후 9시 반부터 11시까지 대전역광장에서 열린다. 트로트 음악과 신세대 감각의 뮤지컬, 고화질(HD)의 다큐멘터리 영상이 어우러지는 신개념 문화융합 콘텐츠다. 신 씨 외에 인기 트로트 가수, 연기자 최주봉 씨 등도 출연한다.

○ 대전발 0시 기차 멀티미디어쇼

1950년대 모습으로 복원된 대전역에 증기기관차가 기적을 울리며 등장하면 최첨단 레이저와 서치 조명, 희망의 불꽃이 매일 밤 12시 환상의 장면을 연출한다.

○ 한여름 밤 추억의 동창회

대전의 명문고 동창회 페스티벌이 행사 기간에 동시에 열린다. 꿈 많던 여고생과 까까머리 남학생들이 어느새 주름진 얼굴과 흰머리를 하고 다시 만나는 것. 14일에는 충남고 호수돈여고 대전상고 대성고 보문고, 15일에는 대전고와 대전여고 등 총 7개 학교의 동창회가 열린다. 동창회별로 추억의 사진을 영상 편집해 아름다운 추억을 되살린다.

○ 세계 면 요리 축제

열차가 잠시 정차한 틈을 이용해 재빨리 먹었던 대전역 가락국수를 연상케 하는 축제. 중앙시장 일원에 설치된 20여 개 부스에서 우리나라의 라면과 일본 본토 우동, 베트남 쌀국수, 스파게티 등 세계 각국의 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수타자장과 수타칼국수, 수타국수 기인열전도 열린다.

동구문화원은 행사 기간의 모습을 담은 손수제작물(UCC)을 공모한다. 이달 15일부터 9월 18일까지 출품 신청서와 함께 작품을 우편, 인터넷(www.dgcc.or.kr) 또는 동구문화원(042-623-7211)에 접수시키면 수상작 등에 다양한 상품과 상금이 주어진다.

행사 기간 대전역4가∼중앙로4가 구간의 교통이 오후 5시 반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전면 통제된다. 행사 문의 042-250-1267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