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스스로 일에 몰입해 즐거울때
서울 시민의 삶이 창의적으로 바뀐다”
“창의적으로 일을 하려면 개인 의지와 조직 환경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두 가지 측면이 모두 필요하죠. 관리자가 리더십을 바탕으로 근로자들을 꾸준히 자극하면 그만큼 일에 대한 몰입도는 올라갑니다. 반면 근로자 개인이 일 자체에 큰 관심이 없으면 그런 노력은 별 소용이 없겠죠.”
10일 오전 7시 반 서울시청 후생관 강당에선 영어로 이 같은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창의서울 아침특강’에 참여한 서울시 공무원들과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미국 클레어몬트대 경영대학원 심리학과 교수(사진)였다.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저서 ‘몰입의 경영’, ‘플로’ 등 ‘몰입 이론’으로 긍정심리학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학자. 대표작 ‘몰입의 즐거움’은 국내에서도 20만 부가 넘게 팔린 스테디셀러다.
창의서울 아침특강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제안으로 3년 전부터 도입된 외부 전문가 강의다. 5급 팀장급 간부 이상 250여 명이 매월 1, 2회씩 언론인, 기업인, 교수 등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1시간가량 강연과 토론을 겸한 아침공부를 해 왔다. 46회째 이어져 온 이 특강에는 표현명 KT 부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회장 등 외부 강사 38명이 참여했다.
오 시장을 비롯해 서울시 공무원들은 ‘매니저에게 일을 잘한다는 것(Good Work for Managers)’이란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 내용에 대해 유창하진 않지만 또박또박한 영어 발음으로 직접 칙센트미하이 교수에게 질문을 던지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서울처럼 거대한 도시 속 1000만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여러분의 경우 특히나 일을 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일에 ‘몰입’해 즐거움을 느낄 때 서울 시민의 삶도 창의적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공무원 스스로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워야 시민에게 봉사하는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
그는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일이란 꼭 누군가에게 칭찬이나 보상을 받지 않더라도 일한 경험 자체만으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에 대한 집중과 몰입을 통해 실패의 두려움이나 타인과 자신에 대한 의식, 시간 개념 등을 모두 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