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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란 무엇인가…서울에 ‘럭셔리 MBA’ 뜬다

입력 | 2009-08-12 21:40:00


프랑스 명품 업계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서울에 럭셔리(luxury) 전문 교육기관을 세웠다. 11일 첫 수업을 시작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 럭셔리 비즈니스 인스티튜트(SLBI)다.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 그룹의 국내 면세사업을 하는 부루벨 코리아와 필립 갈티에 '까르티에 코리아' 사장 등이 출자했다. 한국 명품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11일 SLBI의 입문과정을 다녀왔다.

●럭셔리 본질을 가르치는 프로그램

입문과정에 모인 18명의 학생들은 갓 대학을 졸업했거나 직장 경험이 있는 20, 30대였다. 홍익대 대학원에서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전공하는 신동욱 씨(26)는 "20년 이상 비전을 갖고 일할 분야를 찾다보니 럭셔리 업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프랑스나 중국에서 대학을 나온 학생들도 럭셔리 전문 교육을 받고 싶어 이 곳에 왔다고 했다.

첫 강의는 '럭셔리의 정의'였다. 부루벨 코리아 사내 교육을 맡아왔던 조재호 강사가 "럭셔리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했다. "장인 정신을 담은 값비싼 제품", "예술 혼과 추억이 담긴 물건" 등의 답변이 나왔다. 두 번째 강의는 럭셔리 광고를 보면서 럭셔리의 핵심요소를 찾는 것이었다. 이날 소개된 '루이비통'의 최근 광고는 백발이 성성한 과거 우주인들이 루이비통 여행가방 속에 망원경을 넣고 달을 바라보는 장면이었다. 학생들은 이 광고에서 '세월을 초월한 영원함', '여행의 즐거움' 등의 요소들을 끄집어냈다. 마지막으로 '샤넬 브랜드 스토리' 강의를 듣고는 '오랫동안 지켜온 브랜드 DNA'를 이 브랜드의 성공요인으로 분석했다.

●"아시아 최초 럭셔리 MBA 프로그램 만들 것"

SLBI는 럭셔리 업계 실무 경험이 있는 7명의 강사진이 이끈다. △일반인 대상의 입문과정(4개월 350만 원) △실무자 대상의 중간관리자 과정(2개월 300만 원) △회사 임원들을 위한 고급과정 (6개월 2500만 원)등으로 나뉘어 있다.

그 중 입문과정은 프랑스 명품 컨설팅 업체 '럭셔리 애티튜드'의 교육과정을 한국 실정에 맞게 재해석한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두 달은 강의실 교육, 나머지 두 달은 '까르띠에'와 '불가리' 등 럭셔리 브랜드 현장실습이다.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면서 18세기 프랑스 궁정문화를 분석하고, 보석 경매 자동차 와인 등에 대한 강의도 진행한다. SLBI는 프랑스 비즈니스스쿨인 HEC의 럭셔리 MBA 과정을 압축한 고급과정을 2012년까지 아시아 최초 럭셔리 MBA로 발전시킨다는 포부다.

조돈영 SLBI 대표는 "취향이 까다로운 한국 시장을 잡으면 세계를 잡는다는 판단으로 프랑스 명품업계가 적극적"이라며 "서울에서 시작한 이 교육기관을 앞으로 홍콩, 상하이, 두바이 등에도 열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명품 업계에서는 SLBI 출신들이 향후 관련업계에서 얼마나 활약할지가 이 곳의 성패를 가늠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