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민선 씨의 1년 전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에 털어 넣겠다"는 발언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유통업체가 3억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가운데 김민선의 발언에 대한 비판과 옹호 및 재비판이 이어지는 등 릴레이식 공방이 거듭되고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11일 김민선 씨의 발언 내용을 비판하며 '책임'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영화배우 정진영이 13일 인터넷매체에 공개 편지글 형식의 기고문을 통해 반박하고 나서자, 미디어워치의 변희재 대표가 이날 재반박에 나서는 등 날 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
당초 전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연예인의 한마디-사회적 책임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연예인 김모 씨'라고 지칭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에 대해 '자기책임'과 '자기책무'를 확실히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광우병 파동 때 연예인의 한마디가 마치 화약고에 성냥불을 긋듯이 가공할 만한 쓰나미를 몰고 온 것을 기억한다"며 "영향력이 남다르기 때문에 공인인 연예인들은 '자신의 한마디'에 늘 '사실'에 기초하는가? 라는 매우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영화배우 정진영은 13일 '오마이뉴스' 에 기고한 '사실 잘 모르는´ 연예인 입조심 하라? 전여옥 의원님, 배우도 권리가 있습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김민선 씨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사회 현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원님의 말씀에는 상당한 논리적 비약이 있으며 결과적으로 온당치 못한 결론이 내려졌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정 씨는 "모든 시민은 자신의 견해를 밝힐 권리가 있고 물론 연예인도 마찬가지"라며 "(김민선 씨의 발언 내용은)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문장이, 선동적인 문구로 언론에 보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씨는 전 의원이 '공인'인 연예인의 언행이 사실에 기초했는지 질문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도 잘 모르는' 연예인들 입조심하라는 섬뜩한 경고로 들려 마음이 영 개운치 않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이에 대해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는 같은 날 '빅뉴스'에 게재한 글을 통해 '김민선의 문제의 글'을 제시하면서 "정진영은 대체 김민선이 무슨 글을 썼는지도 파악하지 않고 의견 개진을 하느냐"며 "김민선은 물론 정진영조차도, 사회적으로 파장을 미칠 만한 자기 의견을 개진할 지적 수준은 안 된다. 지적 수준이 안 되는 자들이 인지도 하나만 믿고 자기들의 의견을 밝히기 시작할 때, 대한민국의 소통체계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고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김민선이) 인터넷의 부정확한 정보로 피해를 입었을 때는 '연기자로서 기본적인 인권마저 박탈당했다'고 호통을 쳐놓고, 자신의 부정확한 발언으로 멀쩡한 회사들이 줄줄이 쓰러졌는데 '뭐 어쩌겠어요'라고 말로 조롱하고 있다"며 "대체 김민선이 어떤 권력을 믿고 저렇게 뻔뻔하게 나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이는 김민선의 문제가 아니라, 김민선의 소속사인 TN엔터테인먼트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한국의 연예인들은 연예기획사의 나팔수에 가깝다"며 소속사의 책임도 거론했다.
그는 "연예인도 자기 주장할 수 있다. 그 주장이 잘못되었고, 그에 피해자가 있다면 최소한의 반성과 사과를 할 수 있는 자세라도 갖추라는 것이다. 그런 자세가 없다면 발언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연예인들이 최소한의 기본 윤리조차 없으면서, 안하무인격으로 놀 수 있는 이유, 바로 그들이 연예권력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기회에 한국 연예기획사들 전체의 고질적인 병폐를 구조조정하여 부도덕한 기업과 스타들을 퇴출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