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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子貢問友한대 子曰, 忠告而善道之하되…

입력 | 2009-08-17 03:02:00


벗 사이에는 善을 권면하는 責善(책선)을 행하되, 한계도 알아야 한다. ‘논어’ ‘顔淵(안연)’에서 공자는 그 도리를 이렇게 풀어서 일러주었다. 子貢은 衛(위)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端木賜(단목사)다. ‘사기’ ‘貨殖列傳(화식열전)’에 보면, 그는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폐백을 갖추어 제후들을 방문했는데, 이르는 곳마다 제후들이 대등한 예로 대했다고 한다. 그만큼 외교 능력이 뛰어났고 경제적으로도 성공하였다. 하지만 평소 그는 벗 사귀는 문제가 쉽지 않다고 절감했던 듯하다.

忠告而善道之는 충심으로 일러주어 그를 잘 인도한다는 뜻이다. 단, 어떤 텍스트에는 善道의 위에 以가 있다. 그 경우, 충심으로 일러주어 善으로 인도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주자와 정약용은 以를 추가하지 않았다. 道는 인도할 導와 같다. 不可는 不可善道를 줄인 말이라고 볼 수 있다. 則은 ‘∼하면 곧’이다. 따라서 不可則止는 잘 인도할 수 없다면 그만두라는 말이다. 無自辱의 無는 ‘∼하지 말라’는 뜻의 금지사다. 自辱은 자기 자신을 욕되게 함이니, 상대방으로부터 비난받는 일 등을 가리킨다. 焉은 종결사다.

‘논어’ ‘里仁(이인)’편에서 子游(자유)는 “벗 사이에 충고를 자주하면 이에 멀어지게 된다”고 했다. 친구 사이는 타고나면서부터 맺어진 의리의 관계가 아니므로, 忠告와 責善은 한도를 지켜야 한다. 좋은 뜻의 권면이라 해도 자주 반복하게 되면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어 결국 관계가 疏遠(소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르침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밀착되어 있어, 참으로 親切(친절)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