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치료제 구입비용 10억달러 이상 배정
한동안 주춤했던 신종 인플루엔자가 아시아와 남미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지구촌이 다시 한 번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1일 현재 전 세계 신종 플루 사망자 수는 모두 1462명이다. 이 가운데 1274명의 사망자가 미국 등 미주 지역에서 발생했고 한중일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8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지구촌 전역에서 신종 플루 감염 사실이 확인된 사람은 17만7457명이다.
15일 일본에서도 첫 신종 플루 사망자가 나타났다. 오키나와(沖繩) 현에 사는 50대 남성으로 해외여행을 통해 감염된 게 아니라 일본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같은 날 대만에서도 6세 여아가 두 번째 신종 플루 사망자로 발표됐으며 베트남에서는 12일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도에서는 3일 경제중심지 뭄바이 인근 도시인 푸네에서 첫 신종 플루 사망자가 나온 뒤 불과 열흘 만에 사망자 수가 18명으로 급증했다. 13일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정부는 학교 1400곳에 1주일간 휴교령을 내렸고 공연장과 멀티플렉스 극장의 영업을 사흘간 중단시켰다. 미국 축구국가대표팀의 미드필더 랜던 도너번(LA갤럭시)도 13일 멕시코시티의 아스테카 스타디움에서 가진 멕시코와의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전 출전 후 신종 플루 감염이 확인됐다. 미국 메인 주의 주방위군은 신종 플루 치료제 부족으로 인한 폭동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진압훈련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각국은 치료제 확보 전쟁에 나섰다. 미국은 치료제 구입 비용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배정했으며 러시아는 신종 플루 확산 방지에 10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치료제의 제한된 공급량 때문에 돈이 없는 나라는 제대로 치료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