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볕더위와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갑작스런 기온 차 때문에 콧물을 흘리는 아이가 많아졌다. 실내외 온도차 때문에 감기에 걸린 아이, 아이스크림 등 찬 음식을 즐겨 먹다 감기에 걸린 아이도 많다.
그러나 감기도 아닌데 유난히 콧물을 달고 사는 아이도 있다. 내 아이가 콧물을 자주 흘린다면 ‘아이니깐 콧물을 잘 흘릴 수 있지…’ 하면서 넘어가기보다 한 번 자세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콧물이 흐르는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증상이 지속되면 만성비염으로 발전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비염의 원인은 점막 이상 등 다양하지만 한의학에서는 폐와 호흡기의 기능이 약해졌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진단한다. 한방에서는 콧물도 폐가 냉(冷)하거나 폐에 열이 많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성장장애 치료전문 한의원인 편강한의원 정성미 원장은 “성장기 아이는 비염에 걸리면 코 막힘, 두통, 집중력 저하, 컨디션 저하 등으로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성장장애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콧물과 비염은 코가 막히는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코로 걸러내는 먼지와 세균 등이 고스란히 몸속으로 들어가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또 차가운 공기가 바로 들어가면서 목이 건조해져 감기에도 쉽게 걸린다.
코가 막히면 잘 때 코를 심하게 곤다. 아이도 무의식적으로 답답함을 느껴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지속적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도 주춤해진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각종 성장호르몬과 성장에 관여하는 갑상샘호르몬, 안드론겐,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은 잘 때 가장 많이 생성되는데 이들 호르몬의 생성 및 분비가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장기간 콧물, 코감기가 자주 반복된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단순히 콧물을 멈추는 약을 먹기보다는 의료기관을 찾아 콧물의 양이나 색 등 증상, 생활환경, 식습관 등을 정확히 분석해 원인을 찾고 그에 따른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