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A 출신 디자이너 2명 안동시청서 국제화 발표회
우리나라 으뜸 삼베 중 하나로 평가받는 경북 안동지방의 ‘안동포(安東布)’가 국제무대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디자인 명문학교인 영국왕립아트대학원(RCA) 출신 여성 디자이너 2명은 최근 안동시청에서 ‘안동포 국제화를 위한 디자인 발표회’를 열었다.
헬가 마토스 씨(28)와 시린 바틀리왈라 씨(28)는 안동삼베의 특성을 살리고 안동지역의 전통문화를 곁들인 20여 점을 ‘전통’ ‘향기’ ‘정신’ ‘차분함’이라는 네 가지 주제에 따라 제작한 침구류도 선보였다. 제품에는 ‘그대여, 청춘의 꽃다발을 받으소서’ ‘안동의 정성을 담아 여왕께 바칩니다’ 같은 한글을 넣었다. 이들의 작품은 내년 5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일에 맞춰 선물할 예정이다. 여왕은 1999년 4월 하회마을을 방문해 주목받았다.
이들은 올 6월 말부터 열흘 동안 안동포 주산지인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에 머물며 안동포 제작 과정을 체험했다. 이어 도산서원과 하회마을 등 안동의 전통문화를 둘러보면서 디자인을 구상한 뒤 작품을 만들었다. 특히 디자이너들은 “안동포의 멋을 제대로 알고 싶다”며 안동의 고택에 머물렀다.
이번 행사는 경북도와 안동시,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안동포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2008년부터 3년 계획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첫 성과다. 바틀리왈라 씨는 “안동 전체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전통문화의 깊이가 인상적이었다”며 “안동의 정신문화와 고택, 하회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 등을 잘 살리면 세계무대에서도 관심을 끄는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열린 베짜기 대회에서 명성을 얻어 왕실에서 주로 사용하고, 화랑들도 즐겨 입었다는 기록이 있다.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