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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우즈와 나란히 서다

입력 | 2009-08-17 08:52:00


‘바람의 아들’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타이거 우즈를 상대로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16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 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장(파72·7674야드)에서 열린 PGA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양용은은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치며,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공동 9위로 출발했지만 5타를 줄이면서 파드리그 헤링턴(아일랜드)과 함께 단숨에 순위를 공동 2위(중간합계 6언더파 210타)까지 끌어올렸다.

통산 71승과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8언더파 208타)와는 2타차다. 양용은은 지난 2006년 11월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우즈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에는 챔피언 조에서 함께 플레이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최종라운드에서 우즈와 한 조로 출발해 메이저 우승컵을 놓고 직접 격돌한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타이거 우즈를 따를 수 없다. 우즈는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킨 채 맞은 최종라운드에서 36승1패라는 압도적인 우승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양용은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 혼다 클래식(3월)에서 우승하면서 자신감이 넘친다. 7월 RBC 캐나디안 오픈과 8월 뷰익오픈에서 잇따라 톱10에 진입하며 상승세에 올라 우즈가 세운 ‘역전 불허’의 명성을 깰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강풍이 부는 가운데서도 2타를 줄여 톱10으로 진입한 양용은은 3라운드 5번홀(파4)에서 8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7번홀(파5)과 9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집중력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13번홀(파3)에서 한 타를 잃었지만 14번홀(파4)과 15번홀(파5), 16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타이거 우즈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양용은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우즈와 한 조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늘 기대했는데 너무 빨리 현실이 돼 버렸다. 우즈는 (PGA 투어에서) 70차례 우승했지만 나는 단 한 번 밖에 못해 70대 1의 확률이다. 우즈의 주위에는 항상 많은 팬들이 몰리기 때문에 챔피언 조에서 함께 플레이하는 것은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여러모로 떨리겠지만 내 경기에만 집중하고 흐름을 유지한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즈와 명승부를 펼쳤던 해링턴도 3언더파 69타를 쳐 양용은과 함께 공동 2위로 우승 경쟁을 펼친다. 우즈와의 리턴 매치도 기대됐지만 먼저 경기를 끝낸 선수가 조 편성에서 우선권을 갖는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양용은이 챔피언 조에 들어가게 됐다.

한편 앤서니 김(24·나이키골프)과 최경주(39·나이키골프)는 공동 26위(2오버파 218타)에 자리했고 나상욱(26·타이틀리스트)은 공동 39위(3오버파 219타), 위창수(37·테일러메이드)는 공동 65위(7오버파 223타)에 머물렀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