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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집단폭행 동영상에 中 온라인 발칵

입력 | 2009-08-17 18:08:00

동영상 캡쳐화면


중국의 한 중학교에서 여중생들이 또래 여학생 한 명을 집단으로 폭행하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중국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은 피해 학생이 중국의 서민들이 신는 헝겊신을 착용한 것에 빗대어 '헝겊신 소녀(布鞋妹妹)'라는 제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3분 43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여학생 5~6명이 헝겊신을 신고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피해 여학생을 학교 계단에 세워두고 폭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동영상은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둥팡진바오(東方今報)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동영상에 나온 여학생들은 중국 허난(河南) 성 신정(新鄭) 시 롱후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피해 여학생이 옷을 훔쳐갔다고 의심하며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영상에는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을 둘러싼 뒤 엉덩이를 발로 차거나 막대기로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또 이들이 "네가 옷을 훔쳤지"라고 윽박지르자 피해 학생이 "나는 훔치지 않았다"며 카메라 앞에서 오른손을 들고 맹세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들은 피해 학생이 무릎을 꿇으라는 요구를 거부하자 뺨을 때리는 등 더 심한 폭력을 가했다. 피해 학생이 결국 울음을 터뜨렸는데도 이들은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깔깔대며 집단폭행을 계속했다.

마지막에는 이들이 피해 학생에게 "카메라를 향해 웃어라"고 강요하며 얼굴을 잡아당기는 장면도 나온다. 이 동영상을 본 중국 누리꾼들은 인터넷에서 신원을 찾아내는 '인육수색'으로 해당 학교와 학생들을 찾아낸 뒤 "가해자들을 응징해야 한다"며 분노하고 있다.

학교 측은 "동영상은 6월에 촬영된 것으로 기숙사에서 옷이 분실되자 여중생들이 피해 학생을 도둑으로 몰아 집단으로 폭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의 옷은 도난당한 것이 아니라 가해 학생이 실수로 잃어버린 뒤 다른 곳에서 찾게 됐으며, 폭행을 가한 학생들이 사과하는 선에서 사건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피해 여학생이 가난한 집 출신이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고 '왕따'를 당한 것이라며 교육당국과 학교 측에 가해 학생들의 처벌 수위를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