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 실질금리 ‘0’ 수준
소득공제 되는 국내주식형 펀드와
수익률 높은 편인 BW 추천
[?]1년 전 투자를 시작한 정기예금의 만기가 다가왔다. 이 상품의 금리는 6.7%였다. 그런데 요즘 은행 정기예금의 실질금리가 제로 수준이라고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만기로 찾은 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다. 투자성향 진단을 받아 보니 안정형과 안정추구형의 중간으로 나타났다. 투자 성향에 맞춰 금융자산을 어떻게 배분하고 투자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이자소득세를 빼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이자를 말한다. 현재 은행권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3.5% 안팎으로 이자소득세 1.54%를 빼면 2.96%로 줄어든다. 예상 물가상승률 3%까지 반영하면 금리는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다.
하반기 채권시장은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펼쳤던 통화팽창정책의 기조를 바꿀 수도 있다는 ‘우려’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채권시장은 급등세를 보이기보다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실질금리가 제로인 상황에서는 상담자의 투자성향을 감안해 안정추구형 투자를 추천한다. 7월 안정추구형 고객의 자산별 비중은 국내채권 43.4%, 대안투자 17.1%, 국내주식 13.9%, 현금 10%, 해외채권 8.6%, 선진주식 4.5%, 이머징주식 2.5%였다.
상담자가 국내주식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가입기한이 올해 말까지인 장기주식형을 권한다. 펀드자산의 60% 이상을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국내주식펀드에 3년 이상 적립하면 투자금액 가운데 분기별 300만 원 한도에 대해 소득공제(1년차 20%, 2년차 10%, 3년차 5%) 및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외 주식은 올해 말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이 폐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앞으로 자금이 많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때에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은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핵심 신흥국들과 인플레이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원자재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질금리가 제로 수준일 때는 주가 또한 바닥인 경우가 많다. 올해 3월 주가가 바닥을 칠 때 실질금리도 저점을 보였다. 당분간 정책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담자는 자산의 20% 안팎을 투자형 자산에 배분하는 게 좋다.
국내채권에 투자한다면 안정적인 물가채권과 수익형인 주식 관련 사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물가채권은 국채의 원금과 이자 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국채 투자에 따른 물가변동 위험을 제거한다.
주식 관련 사채 중에서는 최근 신주인수권부채권(BW) 발행이 늘고 있다. BW는 발행 기업의 주식을 매입할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일반적으로 주식을 매입할 권리와 채권이 분리돼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용등급이 AA-인 ‘기아자동차275’ 채권은 8월 12일 현재 만기수익률이 6.7%로 비슷한 신용등급의 채권보다 수익률이 2% 높다. 주식 관련 사채는 증권회사를 통해 장중(오전 9시∼오후 3시) 주식 매수와 같은 방식으로 살 수 있다. 주식 관련 사채는 만기까지 보유하면 확정금리를 주지만 중도에 팔 때 유동성 문제가 생기거나 발행회사가 원리금을 지불하지 못할 위험성은 없는지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유태우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파트 마스터PB
정리=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