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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테마 에세이]별편혜영

입력 | 2009-08-21 02:58:00


우주에 외톨이란 없다

우주는 너무 넓어서 보기에 따라서는 아무것도 없기도 하고 엄청나게 많은 것이 있다. 별들 사이의 평균 거리는 100만 km의 3000만 배나 된다고 하니, 집 근처만 맴돌며 지내는 나로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넓이의 공간이다.

그렇게 우주 공간이 넓은데, 지구에만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있다는 상상은 왠지 어리석게 느껴진다. 확률적으로 볼 때 그러기가 오히려 어렵다고 한다. 어느 곳인가에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은하계에 몇 개의 별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가능성의 범위를 점점 좁혀가면서 우주를 계속 잘게 나누어 가다 보면 아무리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은하계에는 몇백만 개의 고등 문명이 존재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코넬대의 프랭크 드레이크 교수가 계산해 낸 식이다. 그뿐 아니라 많은 천문학자가 태양계에서 지구가 더는 중심이 아니듯 우주에서 인간도 고유한 존재가 아니라고 믿고 있다.

광활한 우주에 지성을 가진 생명체가 인간뿐이라는 건 외롭고도 고독한 상상이다. 그래서인지 적극적으로 외계 지성체에 전파 신호를 보내 그들과의 교신을 시도하는 프로젝트가 생겨났다. 1960년부터 시작된 오즈마 프로젝트다. 이들은 지름이 세계 최대인 전파망원경을 통해 하늘의 구석구석을 탐색하면서 전파를 해석한다. 만일 우주 공간에 아무렇게나 퍼져 있는 잡음들을 비집고 규칙적으로 전해지는 인공신호를 포착해 낸다면, 그것이 우주 생명체의 존재를 증명해 주는 실마리가 되어 줄 거라고 믿으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50년이 다 됐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신호는 포착된 바 없다고 한다. 그러나 어쩌면 150년쯤 후에, 우리가 보내는 신호를 포착한 먼 별의 누군가가 우리에게 신호를 보낼지도 모른다. 우리가 다시 그 신호를 받으려면 200년쯤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지만, 모든 신호에는 반드시 수신자가 있을 거라고 상상하는 게 좋겠다. 내가 보낸 신호를 받을 누군가가 반드시 있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덜 외로워지는 느낌이니 말이다.

편혜영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