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교육재단 산하 학교 첫 여성교감 포철서초교 류미경 선생님
“교감 이전에 교사로서의 마음가짐이 기본이라고 봅니다. 내게 무엇이 부족한지 살피면서 채워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죠.” 다음 달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서초교 교감으로 부임하는 류미경 교사(50·여)는 20일 “교사들이 먼저 노력을 많이 하면 학교 교육의 경쟁력은 저절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류 교감은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12개 학교의 교사 600여 명 가운데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학교관리자(교감 및 교장)가 됐다.
류 교사가 1992년 포철동초교에 부임해 최근까지 교사로서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한 모습은 놀랄 정도다. 상담 능력을 키우기 위한 연수 등 학생 지도에 필요한 연수에 3200시간, 교과활동 연구 등으로 받은 표창이나 대회 입상 경력이 39회, 교사 및 학부모 교육 408회(1017시간), 학생개인상담 1000여 회, 봉사활동 238회(1029시간), 여기에다 초등교사와 중등 상담심리교사 자격증 2개를 비롯해 컴퓨터와 창의성 교육 등에 관한 자격증을 포함해 모두 9개의 자격증을 땄다.
그가 교사로서 자질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것은 ‘정말 내가 10년 후를 내다보며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가’라는 반성에서 시작됐다. 그는 “교육대(청주교대)를 졸업했을 때에 비해 현재 초등학생들은 모든 면에서 많이 다르다”며 “학생들과 부대끼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초등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상담’에 관심이 남다르다. 아이들의 잠재력이나 장점을 발견하고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심하게 ‘내면의 꿈틀거림’에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1996년에 담임을 하면서 만난 정신지체 학생과는 지금까지 상담을 하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는 “초등 4학년 정도부터 반발심이 생기기 쉬우므로 교사든 학부모든 아이들과 대화를 잘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부모의 말과 행동은 자녀에게는 좋든 나쁘든 ‘학습자료’가 되므로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담에 관한 연수를 많이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문제가 있더라도 은연중 부모의 뜻을 강요해서는 안 되고 아이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부터 받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상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공교육 위기’나 ‘학교 교육의 신뢰 상실’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류 교감은 “스스로 늘 돌아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면 ‘내가 이전보다 나아졌구나, 학생들에게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다가가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