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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曰, 焉知賢才而擧之리잇고.…

입력 | 2009-08-24 02:50:00


지난 회(714)에 이어진다. 제자 仲弓이 魯(노)나라 대부 季氏(계씨)의 집정관이 되어 정치의 방도를 여쭙자 공자는 하급관리보다 率先(솔선)하고 백성의 작은 잘못은 赦免(사면)하며 賢才(현재)를 擧用(거용)하라고 말했다. 가장 긴요한 점이 賢才의 거용이므로 중궁은 어진 인재를 알아보는 방법에 대해 다시 여쭈었다. 공자의 대답은 명쾌하다. 우선 네가 아는 어진 인재를 거용해라.

앞의 曰은 중궁의 말, 뒤의 曰은 공자의 말이다. 焉은 의문사다. 擧之의 之는 앞의 賢才를 가리킨다. 爾所知는 네가 아는 바로, 여기서는 네가 아는 어진 인재라는 뜻이다. 그것이 擧의 목적어다. 爾所不知는 네가 알지 못하는 어진 인재라는 뜻이다. 人은 爾와 구별되어 제삼의 사람들을 가리킨다. 舍는 버릴 捨의 古字(고자)다. 諸(저)는 之乎의 줄임말로, 지시기능과 의문종결의 어조를 함께 지닌다. 諸가 지시하는 내용은 앞에서 강조한 爾所不知다.

성호 이익은 擧爾所知를 제목으로 삼아 이렇게 논했다. “좋은 말[마]을 많이 얻음은 명마 감별에 뛰어난 伯樂(백락)을 얻음만 못하다. 날카로운 칼을 많이 얻음도 명검 만드는 歐冶(구야)를 얻음만 못하다.” 이익은 이 비유를 통해, 知鑑(지감) 있는 인물이 인재를 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옳은 말이다. 그런데 정약용이 풀이했듯이, 공자의 말은 경계의 말로 받아들여야 한다. 공자는 네가 먼저 어진 인재를 薦擧(천거)하라고 했다. 사실 知鑑은 누구에게나 갖춰져 있다. 어진 인재를 알면서도 천거하지 않는 지독한 私心이 문제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