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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이 현상금 21억 건 공안국장… 中, 현대판 포청천 떴다

입력 | 2009-08-24 02:50:00


왕리쥔 충칭시 공안국장
올해에만 1500여명 검거

중국에 ‘제 아무리 힘센 용이라도 동네 뱀에는 못 당한다’는 속담이 있다. 베이징(北京) 정부가 지방관리의 부정부패나 토호들의 백성들에 대한 수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뜻이다. 하지만 충칭(重慶) 시에서는 산시(山西) 성 출신 보시라이(薄熙來) 당서기와 ‘현대판 포청천’이라고까지 칭송받는 몽골족의 왕리쥔(王立軍·50) 공안국장이 보이지 않는 중앙의 지원 아래 ‘동네 뱀’을 제압하고 있어 중국과 홍콩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왕 국장은 지난해 6월 보 당서기로부터 범죄와의 전쟁 특명을 받고 랴오닝(遼寧) 성에서 충칭으로 왔다. 그는 랴오닝 성 산하의 지방 공안국장을 지내며 조직폭력배 두목을 총살형에 처하게 하는 등 800여 명을 검거해 중앙정부로부터 일급 영웅으로 불린 데다 그의 활약상을 담은 ‘철혈의 경찰혼’이라는 드라마까지 만들어졌다. 그는 올해에만 고위 공직자와 조직폭력배 등 1500여 명을 검거했다. 충칭 시 전 공안국 부국장 출신인 원창(文强·54) 사법국장과 시 산하 21개 공안국 중 6개 공안국장도 줄줄이 쇠고랑을 찼다. 원 국장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범죄소탕 실적이 높아 수직 상승하며 1997년 충칭이 직할시로 승격될 때 시 공안국 부국장에 임명된 인물이었으나 도박장 허가 비리로 이달 초 체포됐다.

시사주간지 신원저우칸(新聞周刊) 최근호는 “왕 국장은 랴오닝에서 지방 공안국장을 할 때부터 ‘조폭의 적’으로 지목돼, 조폭들은 1990년 초에 이미 그의 목에 수십만 위안의 돈을 걸었으며 2003년에는 500만 위안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1200만 위안(약 21억6000만 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그의 활약상에 대해 충칭 시민이나 언론은 ‘동북 호랑이의 철권’ 또는 북송(北宋) 수도인 카이펑(開封)의 수장으로 정의의 화신으로 불리는 포청천에 빗대 ‘왕청천’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의 부하 경찰들 중에는 일벌레 왕 국장을 따라가지 못해 사직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