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는 현재 같은 상승흐름 이어갈 듯
삼성전자 현대차 국민은행 등 대표주 가장 안전
《시기를 불문하고 투자자들의 질문은 하나다. “무엇을 사야 할까요?” 그래서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총괄하는 센터장들로부터 하반기 증시 전망과 추천 종목을 들어봤다. 상반기에는 드물지 않게 나왔던 비관론이 거의 사라진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여전히 숨겨진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도 꽤 있었다. 추천하는 종목은 역시나 업종 대표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사라는 것이다. 큰 자금이 없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하나마나한 소리’같지만 전문가들이 꾸준히 추천하는 종목에는 다 이유가 있다. 또 업종 대표주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추천되지 않는 종목도 있기 마련이다.》
■하반기 주식투자 어떻게 할까
○ 상승은 하되 탄력은 둔화될 듯
HMC증권 이종우 센터장은 “3분기에도 현재의 분위기를 이어 상승 흐름으로 가겠지만 4분기로 갈수록 안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가의 상승이나 하락이 중간에 쉬었다 가는 형태가 아니라 한 번에 오르거나 한 번에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된 이유는 현재 주가 상승이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저금리로 인해 풀린 돈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것. 돈으로 이뤄지는 장은 상승이나 하락이 단선적이고 빨리 진행된다는 게 지금까지의 경험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추가 상승의 여지는 10% 정도(코스피지수 1800)라는 게 이 센터장의 전망이다.
대표적 비관론자였던 삼성증권 김학주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의 공조, 기업들의 2분기 ‘깜짝 실적 발표’로 분위기가 낙관적으로 반전됐다”며 “하반기에는 소비회복 기대감과 풍부한 유동성으로 계속 상승하겠지만 이는 오버슈팅”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오르기는 하겠지만 이는 적정 가치를 넘어선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 국부펀드가 미국 금융기관의 지원을 시작하면서 시장의 공포가 가라앉았다고 설명했다. 시중에 풀린 과도한 유동성 때문에 시작된 위기를 다시 돈을 풀어 막았지만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이 전략은 당분간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우선 미국과 유럽의 소비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도 도시 인구가 늘어나면서 소비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김 센터장은 위험 요소를 3가지 지적했다. △달러 가치 하락 위험 △미국 및 중국의 금융부실이 한순간 드러날 위험 △국내 중소기업의 현금흐름 악화 위험이 그것.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센터장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주가 상승은 심리적으로는 큰 폭이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과거 경기침체 탈피기에도 주가가 일단 전년 동기 수준을 회복한 뒤 다시 하락으로 방향을 잡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조정이 있더라도 그 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10월 이후로 들어가면 전년대비 주가 상승률 폭이 매우 커지기 때문에 속도가 조절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굿모닝신한증권 문기훈 본부장은 “하반기 지수는 1,350∼1,620”이라고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9월 이후 다소 큰 폭의 조정이 올 수 있으며 증시의 상승탄력이 상당히 둔화될 것이라는 것.
올해 저점에서 66% 이상 급등함에 따라 차익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커졌고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국내의 수급구조가 취약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 입을 모아 “업종 대표주”
미래에셋 황 센터장은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기에 기업 간 점유율이 역전되거나 점유율이 더욱 확대되는 사례가 많았다”며 “과거에는 미국 유럽 일본계 기업들이 그 주역이었다면 이번에는 한국 기업들이 무대의 전면에 나서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업종 대표주를 추천했다.
세계 휴대전화 업계 점유율에서 ‘난공불락’ 쯤으로 여겨지던 30%대를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산하면 돌파한 셈이기에 두 기업을 추천했다. 또 금융위기에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현대자동차도 추천했다.
HMC 이 센터장은 “현재 증시에서는 하락하는 종목이 상승하는 종목보다 몇 배나 많은데도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오르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주가가 오르는 것만 보고 중소형주에 투자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국민은행, 삼성화재, LG화학, 삼성전기, SDI 등 업종 대표주를 따라가야 주가상승분을 나눠 먹을 수 있다는 것.
굿모닝신한증권 문 본부장은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LG를 추천했다. 대외 경쟁력이 돋보인다는 설명.
한국투자증권 이재광 본부장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현대차, 기아차, 신한금융지주, 롯데쇼핑을 조정 때마다 사모으라고 주문했다.
“앞으로 중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확산되면 증시가 조정될 수 있는데 이럴 때마다 장기적으로 분할 매수하라”는 것.
지난해 주가가 떨어질 때는 자산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금융권의 부실채권 문제 등이 투자자의 주된 관심사였으나 지금은 기업의 수익성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업체들은 수익률이 꾸준히 향상될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들이다.
삼성증권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 LG화학 말고도 효성, 한국타이어를 추천했다. 효성은 미국 정부가 고용률 상승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할 경우 송전선을 손댈 가능성이 높고 그 부품을 팔고 있는 효성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공장을 가동 중인 한국타이어는 중국 소비자들이 타이어를 본격 교체하기 시작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현재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