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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철 인권위장 취임후 첫 ‘北인권 진정’

입력 | 2009-08-26 02:55:00


납북자가족모임 “국군포로 등 생존여부 조사를”
인권위 “北에 권고해도 실효성 의문”… 처리 주목

납북자가족모임이 북한 인권 개선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북한 인권 관련 진정을 인권위에 제출해 인권위가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25일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63명의 비전향 장기수가 남에서 북으로 송환됐지만 납북자나 국군포로는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어 이들의 인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며 “인권위가 남한과 북한 정부가 이들의 생존 여부 등을 조사해 이를 발표하도록 권고하라”는 취지의 진정을 인권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지난해 7월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도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북한에 권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인권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 측은 “진정 내용의 구체성과 일관성이 없어 조사 자체가 불가능한 개인 진정을 제외하면 이번 진정이 현 위원장 취임 후 첫 북한 인권 관련 진정”이라고 밝혔다.

납북자가족모임의 이번 진정이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다. 현 위원장이 취임식에서 언급한 북한 인권 관련 내용은 “기존의 연구 성과를 이어받아 북한 주민의 실질적 인권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게 하겠다”는 내용이 전부다. 인권위 내부에서는 실질적인 조사도 어려울뿐더러 설령 권고를 하더라도 실효성이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로 인권위는 지난해 7월 납북자가족모임이 박왕자 씨 사망 사건에 대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과와 합동조사, 재발방지 약속 및 가족에 대한 피해보상 등을 북한에 권고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피해자 가족이 조사를 원치 않아 조사가 적절치 않다”며 같은 해 10월 인권위가 처리할 수 없는 사안으로 분류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