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2호 36km 높은고도서 분리…위성덮개 페어링도 한쪽만 열려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에는 성공했으나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데는 실패했다.
25일 나로 우주센터와 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나로호는 이륙 9분 뒤 고도 306km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와 분리됐어야 했지만, 이보다 약 36km 높은 고도 342km에서 분리됐다.
발사 3분35초 뒤 정상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발표된 위성보호 덮개 페어링도 한쪽만 열리고, 다른 한쪽은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발사 후 1단 엔진과 2단 킥모터는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위성이 정상적으로 분리됐으나 목표궤도에 정확히 올려 보내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발사체가 우주 궤도에 도달하는 데는 성공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공위성 과학기술위성 2호가 거기서 분리돼서 제 궤도를 타고 가는 그 부분이 불명확해 계속 궤적을 찾고 있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이주진 원장은 “얼마나 목표궤도에 벗어났는지 현재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하지만 이번 결과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안 장관은 “발사설계에서 모든 과정을 경험했고, 우리에게는 소중한 기술로 돌아올 것임이 틀림없다. 성공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우주강국을 이뤄낼 때까지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교과부와 항우연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한·러 공동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고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편 이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실망의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성공을 기원하며 나로 우주센터에서 17km 떨어진 전남 고흥군 영남면 남열해수욕장에 정오부터 몰려든 1만8000여명의 관람객은 나로호가 우주를 향해 발사되는 모습을 보고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그런데 발사 1시간 여 지난 시점부터 ‘나로호 정상 궤도 진입 실패’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쁨은 안타까움으로 바뀌었다. 한 시민은 “친구에게 발사 장면을 직접 봤다고 자랑했는데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했다는 얘길 들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반면 아쉬움 속에서도 다음에는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 시민들도 많았다. 항우연은 내년 5월 나로호 발사에 재도전한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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