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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소리 ‘또랑또랑’ 가슴 ‘콩닥콩닥’

입력 | 2009-08-27 02:54:00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씨 새음반 ‘모차르티아나’
내달 국내서 불가리아 출신 피아니스트와 2중주

“172cm의 큰 키와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 있는 활 긋기는 세기와 깊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씨(22)에 대한 음반사의 소개다. 그랬던가? 평소 그의 면모가 그랬을지언정 모차르트 연주에서는 다를 수도 있다.

뮌헨음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2006년 하노버 국제콩쿠르 우승자인 그가 모차르트의 2중주 작품만으로 음반 ‘모차르티아나’(DG)를 내놓았다. 9월 6일 오후 5시 서울 LG아트센터에서는 음반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25세의 불가리아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보자노프의 협연으로 2중주 리사이틀도 연다. 음반을 통해 공연에서 그가 선보일 연주의 면모를 미리 들여다보았다.

‘힘 있는 활 긋기’라는 표현에 딴죽을 건 것은 음반에 나타난 모차르트가 다소간 흐리고 내성적인 표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소나타 28번 K304의 미뉴에트 악장에서 그는 화창하게 앞으로 달려 나가지 않는다. 적당히 분절을 지어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활을 살짝살짝 들어주는 목멘 듯한 소리의 표정이 좋다. 유장하기보다는 가만가만히 부르는 노래다. 주선율이 반복될 때는 좀 더 밝은 표정을 지어냈어도 신선했을 듯싶다.

그는 반주자인 보자노프에 대해 “모차르트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피아니스트였고, 소나타 40번 K454에서는 그와 맞추다 보니 빨라졌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피아니스트에 조금 주도권을 내준 듯싶기도 하다. 녹음에서도 피아노 소리가 더 크다. 그렇지만 호흡이 잘 맞기에 주도권이 중요하지는 않다. 대화에 비유하자면, 서로 적당히 맞장구치면서 할 말 다 하는 인상이다.

소나타 40번 이외의 곡에서도 템포의 느슨함은 없다. 다소 가슴을 두근거리듯이 빠르다. 바이올린의 잘 여문 활 긋기와 피아노의 탄력 있는 타건(打鍵)이 리듬감이 잘 살아난 호흡을 빚어낸다. 처음 조금 크게 들렸던 피아노 소리도 또랑또랑하니 귀에 적당한 쾌감으로 들려온다.

음반에는 두 곡 외에 바이올린 소나타 34번 K378,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2중주 K423,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2중주용으로 편곡한 ‘어머니께 말씀드리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 실렸다. 비올라 협연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맡았다. 이 음반에서 그는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준 낮은 파트’ 역할에 충실히 머물렀다.

9월 6일 리사이틀에 오닐은 출연하지 않는다. 모차르트곡 외에는 라벨 바이올린 소나타, 브람스 소나타 2번 A장조, 생상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A단조가 연주된다. 브람스와 생상에서는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느낄 수 있게 될 듯하다. 여운과 유기적인 흐름이 많은 라벨은? 잘 예상이 되지 않는다. 이 연주회에 더욱 호기심이 가는 이유다.

결론? 먼저 음반을 주의 깊게 들은 음악팬은 연주회에 가고 싶게 될 것이다. 연주회를 본 결과 음반을 집어 들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반대의 순서도 충분히 예상할 만하지 않을까. 3만∼5만 원. 02-780-5054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동아일보 유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