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철이 돌아왔다. 봄에는 암꽃게, 가을에는 수꽃게다.
요즘 충남 보령항과 근흥항 등 서해안 포구에는 꽃게가 풍어를 이루고 있다. 6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의 금어기가 끝난 데다 수온 상승으로 서해안에 꽃게가 많이 몰려들고 있다. 태안군이 최근 서산·남면·안면도 등 3개 수협을 통해 조사한 결과 포구당 하루 10여 t이 위판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30∼40% 늘어난 것. 전북 격포항과 군산항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가격이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져 어민들은 울상이다. 산지 경매시세는 살아있는 꽃게 기준으로 대형은 kg당 7000∼8000원. 3마리쯤 저울에 올라간다. 중형은 6000원 선, 소형은 5000∼4000원이다. 지난해보다 2000원 정도 하락했다.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에서 꽃게잡이 어선을 갖고 있는 김철호 씨(49)는 “꽃게가 많이 잡혀 좋기는 하지만 수매가가 워낙 싸서 큰 소득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에겐 호기다. 모처럼 싼 가격에 맛있는 꽃게를 충분히 먹을 수 있다. 대전 대덕구 오정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김희준 판암수산 대표는 “큰 놈 3마리를 지난해보다 저렴한 1만2000∼1만3000원 선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군 수협관계자는 “꽃게 물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추석까지는 경매시세가 현재 가격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봄 암꽃게 가격은 kg당 4만 원 안팎이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