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스탠더드호텔'이 핍쇼(peep show·훔쳐보기 쇼)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27일 LA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말 개관한 스탠더드호텔은 투숙객들이 뉴욕의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객실의 외부 창문의 바닥부터 천장까지 대형 판유리를 설치했다. 투숙객들은 커튼을 젖히면 뉴욕의 전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그러나 올해 6월 호텔 옆쪽에 놓여있던 철길이 철거되고 공원이 조성되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투숙객들이 뉴욕의 경치를 즐기려 커튼을 젖히면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거꾸로 객실 안을 구경할 수 있는 것.
알몸으로 쉬고 있는 투숙객이나 성관계를 맺고 있는 모습 등 민망한 장면을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심지어 남성 투숙객이 자위를 하거나 포르노 영화를 촬영하는 것을 봤다는 시민들도 있다.
소문이 퍼지자 공원에는 '공짜 핍쇼'를 즐기려는 시민들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에 산책을 올 수가 없다"고 항의해 봤지만 호텔 측은 방관하는 분위기.
호텔 관계자는 "투숙객들을 말리지 않는다. 사실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멋진 풍경'을 알리기 위해 객실에서 직접 누드 사진을 찍어 웹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고. 호텔이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말썽을 일으켜 광고하려는 상술)으로 유명세를 타길 바란다는 것이다.
결국 시의회 대변인 크리스틴 퀸이 '유리창 앞에서의 낯 뜨거운 행각들'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히자 호텔 측은 그제야 투숙객들에게 외부에서도 객실 안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주지시키겠다고 밝혔다.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