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모델인 흑인이 등장한 사진(위)과 아래는 컴퓨터 작업을 통해 흑인을 백인으로 교체한 사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26일 자사의 인터넷 광고 사진에서 흑인 모델을 포토샵 등 수정을 통해 백인으로 바꾼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CNN 등 외신이 27일 보도했다.
문제의 사진은 사무실에서 당초 동양인, 흑인, 백인 3명을 모델로 촬영했지만 폴란드 MS사이트에는 흑인 얼굴 부분이 백인으로 교체돼 게시됐다. 폴란드가 백인 단일민족 국가라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이 수정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MS 측은 사진이 수정된 경위 등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MS가 운영하는 트위터를 통해 "마케팅 상 실수였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MS가 인종 차별주의적 시각을 은연중에 내비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로 인해 MS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전 세계 각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중에는 이번 사례처럼 인종차별적인 경영이나 제품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업체들이 적지 않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화장품업체인 로레알은 6월 샴푸를 홍보하면서 인종차별적 행위를 한 혐의로 프랑스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로레알은 계열사인 가르니에가 제조한 한 샴푸 광고에서 백인을 제외한 흑인, 아시아, 아랍계 여성은 신제품을 사용할 자격이 없는 것처럼 들리는 문구를 내세워 혐의가 인정됐다.
또 로레알이 "매장의 샴푸 판매원은 'BBR'이어야 한다"고 규정해 소수인종을 사실상 고용에서 제외시킨 것도 문제가 됐다. BBR은 프랑스어로 파란색, 흰색, 빨간색을 뜻하는 단어의 머리글자를 딴 약어로 프랑스 국기에 등장하는 3색이며 프랑스의 직원채용 관련 분야에선 `백인 프랑스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백인 프랑스인'을 뜻하는 은어다.
의류업체 애버크롬비 앤 피치도 중국계 미국인 등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그림과 문구를 담은 티셔츠를 발매하고 제품 모델로 백인만 기용해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바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