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도시硏 토지수급 전망
“소득 늘어 주거면적 커져”
수도권의 주택난과 전세난을 피하려면 2020년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25개 규모의 신규 택지가 더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구는 점차 줄지만 소득 및 생활수준 향상으로 1인당 필요로 하는 주택 면적은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다.
27일 본보가 입수한 한국토지공사 산하 국토도시연구원의 ‘국가토지수급 전망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수도권에서 2020년까지 필요한 신규 택지는 총 489km²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당신도시(19km²) 25개를 합한 크기다.
특히 경기지역에 신규 택지 수요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는 2008년 말 인구가 1129만 명에서 2020년에는 1317만 명으로 늘고 1인당 주택 면적도 2007년 평균 22∼24m²에서 25∼30m²로 넓어져 신규 택지 수요량이 2020년까지 총 281km²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서울은 2010년(인구 1020만 명 추정)을 기점으로 인구가 감소 내지 정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절대 가용지 자체가 많지 않아 택지 수요량이 경기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의 신규 택지 수요량은 2010년까지 39km², 2015년까지 61km²로 늘었다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51km²로 감소해 총 152km²의 택지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인 가구가 느는 등 가구당 인구수가 줄면서 가구당 주택 면적이 감소 추세인 것과 달리 인구 1인당 필요로 하는 주택 면적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교통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가 늘어 도시의 크기가 계속 확장되는 데다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친환경적이고 쾌적한 주변 환경에 대한 요구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런 추세를 바탕으로 사용 가능한 토지 규모와 시군별 주거용 건축허가면적 등을 고려했을 때 서울과 인천은 2007년 기준으로 21m²였던 1인당 주택 면적이 2020년에는 26m²로 늘 것으로 전망됐다. 택지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전북 장수군, 전남 구례군 등 지방 군 지역은 같은 기간 1인당 주택면적이 27m²에서 33m²까지 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주도한 성장환 국토도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1인당 주택 면적이 33m²(약 10평) 정도인 데 반해 쪽방이나 고시원 등 일정한 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곳에 사는 저소득층이 많은 우리나라는 1인당 평균 주택 면적이 아직 일본의 3분의 2 정도에 불과해 증가 여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 발전을 통해 수도권의 택지 수요를 분산시키고자 했던 노무현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수요가 많은 도심 자체의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두는 만큼 그린벨트 해제 등 토지 확보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토지 수요를 분석하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