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구구장에는 훈훈한 장면이 펼쳐졌다. 삼성 선동열 감독이 1000만원을 쾌척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이날 SK전에 앞서 모범 경찰관 자녀 10명을 초청했다. 그리고는 사비를 털어 1인당 장학금 100만원씩 전달했다. 총 1000만원의 거액이다. 여기에다 선 감독은 이들에게 친필 사인볼 등 기념품도 한아름 안겼다.
이날 장학금을 받은 경찰관과 자녀들은 그라운드에서 선 감독과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너무나도 행복한 표정이었다. 전설의 야구스타인 ‘선동열’을 직접 만난데다 대구의 상징인 삼성 라이온즈 경기까지 열렬히 응원하며 지켜볼 수 있었으니 들뜨지 않을 수 없었다.
올 초 대구경찰청 ‘법질서’ 홍보대사를 수락한 선 감독은 그동안 바쁜 시간을 쪼개 법질서 바로 세우기 캠페인 등에 앞장서기도 했다.
선 감독은 이날 행사에 앞서 “경찰 홍보대사를 맡긴 했는데 프로야구 감독을 하다보니 마땅히 할 게 없었다.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 장학금이라도 전해주려 한 것 뿐이다”며 쑥스러워했다.
프로야구는 국민들의 사랑으로 성장하고 발전한다. 그러나 야구로, 팬들의 사랑으로 입신양명하고서도 오직 자신의 기량과 힘만으로 슈퍼스타가 됐다고 착각하는 야구인, 야구선수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선 감독의 장학금 전달은 프로야구가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작은 메시지를 던져줬다고도 할 수 있다. 베푸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모두 행복한 하루였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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